[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대중 외교 덕분에 북한이 더 조용해졌다고 발언한 이후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은 23일 북한이 조용하다는 게 북한의 ‘의도’나 미국 외교의 성공여부에 대해 말해주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축하할 가치는 거의 없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케리 장관은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의 한 방송에 출연해 “지난해 4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부터 북한이 이전보다 더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중국과의 전략경제대화에서 북한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협의했고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진전을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디플로맷은 “불행히도 북한이 조용하다거나 시끄럽다는 정도는 적들과 어떤 외교관계를 보이고 있고 북한의 단기 의도가 무엇인지를 믿을 수 있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디플로맷은 케리의 발언은 아마도 북한이 전면전을 위협하고 남한을 전멸시키며,비핵화공동선언을 무효로 하고 영변 핵발전소 재가동을 위협했을 뿐더러 북한이 미국에 선제 핵공격을 가하겠다고 한 지난해 봄의 호전적인 발언 때문에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들 협박성 발언의 일부는 지난해 한미 간 '포울 이글' 군사훈련 때문에 나온 것이며 나머지는 김정은 정권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디플로맷은 국제사회가 북한과 협력하는 데 있어 얼마나 성공을 거뒀는지를 재는 케리의 측도가 갖는 문제는 현시점에서 북한이 뭘 계획하고 있는지를 알 길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더욱이 평양은 올해 들어서 조용하지 않다고 디플로맷은 강조했다.
북한은 올해 한미 간 포울 이글 군사훈련 때도 지난해와 똑같이 맹비난했다. 물론 북한은 올해 초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남한과 협력했고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선수단을 보낼 것이지만 동시에 탄도미사일 실험을 해왔고 미국과 한국을 비난했으며 핵개발을 늦추려는 조짐을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디플로맷은 지적했다.
그러나 디플로맷은 월가를 대변하는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북한은 지난 몇 달 간 약 100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북한은 국제사회에 여전히 도발적인 수사를 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북한은 케리가 발언을 한 날 국방위원회 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 사회의 비판을 비난하면서 “북한의 자위적 억지력은 전세계의 모든 달갑지 않은 세력을 처벌할 준비를 완전히 할 것”이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디플로맷은 북한은 국제 안보의 위협으로 남아 있으며 케리는 비핵화 이슈에 대해서는 가야할 길이 멀다고 말했어야 한다고 질타하고 외교는 시간이 흘러야 성공하며 북한이 입을 다물고 있어 조용하다는 것은 자축할 가치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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