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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 간사, 부위원장으로 이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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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최근 국회에는 상임위 '간사'를 부위원장으로 대체하자는 법안이 발의되어 주목을 끌고 있다. 간사라는 용어가 사전적 정의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어감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용어로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 법안의 주요 취지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법상 간사를 부위원장으로 표현을 대체하자는 내용의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한 의원은 "'국회법'의 '간사'는 위원장과 협의하여 의사일정을 정하고, 위원장이 궐위된 때에는 위원장의 직무를 수행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간사의 사전적 의미인 기관이나 단체 또는 자문기관인 위원회에서 사무를 담당하여 처리하는 직무 또는 일을 하는 사람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호칭의 어감 역시 좋지 않다는 것도 법률 개정의 이유로 들었다.


국회 상임위에서 간사는 교섭단체를 대표하는 의원으로 일정, 법안 상정 등 주요 현안을 담당한다. 통상 재선의원이 맡는 간사는 해당 상임위에서 여야간의 주요 쟁점을 조정하는 협상 역할을 맡는 등 상임위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막중한 책무를 담당한다. 하지만 소속 원내 교섭단체를 대표해 협상에 임하다 보니 비판의 주요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떤 상임위에 간사의 성향이 어떠한지에 따라 해당 상임위의 법안 처리 속도와 논란의 규모가 달라지는 등 간사의 비중은 큰 상황이다. 이 때문에 간사는 본래의 한자인 幹事(간사)와 달리 간사하다는 뜻의 奸邪(간사)로 장난삼아 불리기도 한다. 교섭단체간의 전략의 실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나쁜 꾀를 부리는 등 마음이 바르지 않다'는 뜻의 간사 역시 부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법안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간사는 표현은 일본어에서 파생했을지 모른다는 점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간사라는 표현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일본어를 감안했을 때 일제의 잔재로 간사를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국립국어원에는 간사라는 표현이 일본식 표현인지, 순화대상 언어인지를 문의하는 질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립국어원은 간사는 "한·중·일에서?모두?쓰이는?말이기에?이?말이?일제의?잔재인지?여부를?단정하기는?어렵다"며 " '간사'를 순화 대상어로 보아 순화어를 제시한 바도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간사라는 표현은 동아시시아 공통의 경전인 역경(易經) 문언(文言)편에 실제 사용되기도 했으며,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사용된 흔적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사용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3국의 공통된 언어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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