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국내 기업들의 실적 부진 및 포르투갈 쇼크 등 대내외 악재에 비틀거리면서 소형주의 강세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코스피 소형주 지수는 12일 연속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 많이 상승하면서 가격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나 전문가들은 소형주의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코스피 소형주 지수의 12일 연속 상승으로 가격 및 심리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대형주 대비 상대강도를 감안해 본다면 언제든지 조정이 수반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특히 코스피 전체의 흔들림이 더 심해질 경우 소형주에 대한 심리고 급반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속도 조절 차원에서의 이격 조절 가능성 정도를 제외한다면 현재와 같은 소형주의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증시 수급 측면에서 소형주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 즉 외국인 지분율의 추세적인 증가인데 올해 2분기 및 3분기 예상되는 소형주의 영업이익 증가율(+9% 전후)이 대형주의 영업이익 증가율(마이너스)과 차별화되고 있어 외국인 수급의 상대적 우위 지속을 예상해 볼 수 있다.
둘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 및 몰입도를 반영하는 거래대금의 동향 및 추세를 보면 대형주에 대한 거래대금은 연초 이후 추세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강한 반면, 소형주에 대한 거래대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셋째, 최근 조사된 대형주와 소형주의 실적 전망을 보면 2분기 실적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대형주의 이익 전망은 하향 조정되는데 반해 소형주의 12개월 이익 전망은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2014년도 순이익 전망도 큰 변화없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넷째, 위험 축소 즉, 할인율 축소도 소형주 강세의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함께 'BBB-'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으며 소형주 강세와 연관성 높은 코스피 변동성도 연초 이후 빠른 축소와 함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외국인 지분율 증가 추세, 꾸준한 거래 증가, 분기 이익의 상대적 우위 및 주당순이익(EPS) 상향 그리고 할인율 및 변동성 축소 등을 기반으로 한 소형주 강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배당(주주환원)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자본유보율이 높은 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 코스피는 몇 년째 지루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종목별 시세 흐름은 나름 뜨거운 강세장이 전개되고 있다. 최근 소형주 지수는 잇따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소형주의 강세의 원인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소형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순매수 강도는 사상 최고 수준이다. 올해 코스피 소형주에 대한 국내 기관투자가의 순매수 규모는 4325억원(11일 기준)으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소형주 '사자' 행진은 2005~2008년에도 강하게 나타났지만 당시와 요즘의 순매수는 차이가 크다. 2005~2008년은 주식형 펀드 붐이 강하게 일었던 시기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시장 전반에 걸쳐 강도 높은 순매수를 나타내는 가운데 소형주도 사들였다. 그렇지만 올해는 주식형 펀드 환매 등으로 국내 기관의 전반적인 스탠스가 매도 우위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소형주에 대해서는 역사상 가장 강한 강도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소형주의 투자와 관련해 다음의 네 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 매크로 회복 강도가 약해 정황상 틈새 시세로서의 소형주 강세 현상이 더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운용 자금의 규모가 큰 거대 기관투자가들에게 매우 불리한 환경이다. 코스피에서 소형주가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4.3%에 불과하다.
셋째, 최근 소형주에 대한 투자환경이 소형주에 대한 1차 재평가가 나타났던 2005~2008년보다 낫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에는 경기가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소형주 강세가 나타났다. 요즘과 같은 매크로 성장 둔화 국면에서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의 성장성을 보유한 종목들이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겠지만 경기 확장 국면에서보다 성장성이 높은 종목이 광범위하게 많이 나오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올해 국내 증시에서 20% 이상 급등한 종목이 전체 상장 종목의 3분의 1 이상이라는 점은 다소 과열 기미가 느껴진다.
넷째, 무엇보다도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소형주 강세가 다소 과한 수준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주가의 고점은 누구도 예단할 수 없다. 소형주 지수의 중단기 고점은 국내 기관투자가의 스탠스가 매도 우위로 바뀌는 시점에서 나타날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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