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국정목표인 창조경제는 '생산적인 벤처 열풍'에 방점이 찍혀있다. 건전한 강소기업 생태계를 구축해 든든한 고용확보를 담보할 수 있는 플랫폼이자 저성장기 정체 국면에 빠진 자본시장에 새 활력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중소벤처기업 발굴 노력도 강화되고 있고, 벤처캐피털과의 매칭펀드 조성 등 자금 지원도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성과구현의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임팩트있는 기업을 발굴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부족해 일반투자자의 관심을 촉발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강소기업이 살아야 자본시장이 산다'는 취지 아래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대기업 못지 않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장 중소기업들을 집중 발굴해 시리즈로 소개한다.
<편집자주>
강소기업이 살아야 자본시장이 산다 ①위닉스
위닉스·위닉맥스 합병 후 영업이익률 14.2%로 껑충
증권가도 시너지효과 후한점수..주주환원책도 강화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올해 초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 체인 시어스백화점의 바이어들이 위닉스 공장을 다급히 찾아왔다. 사정은 이랬다. 위닉스는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시어스측에 연간 40만대 가량 제습기를 공급해왔다.
하지만 국내시장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공급을 중단했다. 어쩔 수 없이 시어스 측은 중국 제품을 대신 받아 유통시켰는데, 불량 신고가 잦아 1년 만에 관계를 청산하고 이번에 위닉스에 SOS를 친 것이다. 하지만 위닉스 측은 이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가 없었다.
특근을 거듭해도 국내 공급 물량마저 소화를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바이어들은 경기도 화성 제2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는 내년에 공급 재개를 검토하겠다는 답변에 만족해야 했다. 위닉스 제습기의 경쟁력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제습기 자타공인 1인자=위닉스는 국내에 제습기 열풍을 몰고 온 주인공이다. 배우 조인성을 광고모델로 한 '위닉스 뽀송'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무려 50%에 달한다. 삼성전자 등 대기업이 잇따라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지만, 올해 판매 목표를 시장규모 절반인 120만대로 잡을 만큼 선두자리 수성에 자신감이 넘친다.
경기도 시흥 본사에서 만난 허종수 위닉스 경영지원본부 이사는 "위닉스 제습기의 불량률은 1% 수준에 불과할 만큼 기술력은 세계 최고"라며 "미국 소비자협회의 컨슈머리포트에서 관련 제품 1위를 차지할 만큼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흥공장이 생산할 수 있는 제습기는 월 20만대. 제품 특성상 성수기에 집중적으로 라인을 가동, 연간 120만대 정도를 생산한다. 허 이사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물류센터 목적으로 확보했던 화성 부지를 생산공장으로 리모델링했다"며 "라인을 풀가동하면 매달 20만대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는 만큼, 내년부터 북미지역 등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매년 30% 이상 성장하는 공기청정기 수출에도 탄력이 붙고 있다. 일렉트로닉스와 OEM계약을 맺고 5년간 1000억원 어치 중국향 물량을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 밖에 고부가 신제품인 스파클링머신(탄산수 정수기) 부문도 국내와 함께 미국, 유럽지역 수출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위닉스·위니맥스 합병 시너지 기대= 위닉스는 내달 1일 판매법인 위니맥스와 1:35.0424123의 비율로 합병한다. 위닉스 측은 합병 후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연간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 각각 5270억원, 748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재무제표상 수수료 등 내부 발생 매출이 합병 전보다 2469억원 줄어들고 영업이익은 그대로 유지되는 만큼 영업이익률이 무려 14.2%로 껑충 뛰게 된다. 허 이사는 "내년 이후 영업이익률이 안정적으로 10% 이상 유지될 것"고 자신했다.
증권가에서도 위닉스 합병 효과에 후한 점수를 매기고 있다. 김희성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위니맥스는 제습기 판매 호조로 인해 2013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153.2% 오른 1719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580.5% 상승한 141억원을 기록했다"며 "위닉스와의 내부매출을 제거한 2013년 합병 매출액은 3297억원, 영업이익은 347억원, 당기순이익은 236억원이며 2014년 합병 매출액은 5300억원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주주환원정책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배당성향이 9.5%에 불과했지만, 향후 순이익 등 성과에 따라 비율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시흥=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