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일 대변인 "집자권 전가의 보도(傳家寶刀) 아냐"
[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정권이 1일 집단 자위권을 용인하는 각의(국무회의) 결정을 하기로 한 것과 관련, 외교부는 "한반도 안보와 우리의 국익의 영향에 미치는 사안은 우리의 요청과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밝혔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측에서 각의 결정내용을 발표하면 종합으로 정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변인은 '오늘 각의에서 의결을 하기 전에 의결 내용에 대해서 우리 정부에 사전 설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는 이미 많이 알려진 문제이고, 그간 한일 양국 간에는 소통이 있어 왔다"며 일본 측의 설명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노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관련 논의가 평화헌법의 기본 이념하에 과거사로부터 기인하는 주변국들의 우려를 해소하면서 역내 평화와 안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와 관련해 한반도 안보와 우리의 국익의 영향에 미치게 되는 사안은 우리의 요청과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다면 집단적 자위권이 의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시 주석 방한 관련한 사안, 그런 의제를 포함해서 현재 관례상 우리가 사전에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즉답을 피했다.
노 대변인은 한반도 급변상황 시 일본이 미군과 함께 들어오는 것에 대한 우리 국민의 우려와 관련, "집단적 자위권은 남의 땅에 들어와서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면서 "일본 측도 집단적 자위권은 해당 국가의 명확한 요청 또는 동의가 없으면 행사될 수 없다는 것을 국제법 원칙상 당연하다고 본다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낙도'에 대한 불법 행위 대처와 관련해 독도 영유권 주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노 대변인은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것은 동맹을 상정하며 동맹은 남의 나라 땅을 침략할 때는 적용이 안 된다"면서 "남의 나라가 동맹국을 침략할 때 적용되는 개념이 집단적 자위권"이라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는 "그것은 우리의 자위권이 행사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일 접촉에 대해서 일본 측이 사전설명이나 내용을 외교부와 공유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북핵문제에서 한·미·일 3국 공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3국이 공히 인정하고 있다는 맥락에서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우리가 계속 견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변인은 이어 "우리로서는 앞으로 일본 측으로부터 적절한 설명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해 사전설명이 없었음을 내비쳤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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