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과 일본이 내일 (1일) 국장급 협의를 갖고 일본인 납치자 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대해 논의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북·일 간 관계 개선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세 나라 간 공조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고 경고했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북한과 일본은 1일 중국 베이징에서 국장급 협의를 열고, 북한 측이 구성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직과 구성, 책임자 등을 논의한다.
이번 협의는 지난 5월 말 두 나라가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납치 문제 재조사와 대북 제재 일부 해제에 합의한 데 이은 후속 회담이다.
일본 측은 납치 피해자의 재조사 등에 관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권한 등에 관해 설명을 듣는다. 군과 당 기관을 포함한 체제 내의 모든 조직을 조사할 수 있는 강력한 인물이 포진됐는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에는 일본 측에서는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아시아대양주국장과 경찰청의 북한 전문가 등이, 북한 측에서는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 등이 각각 참석한다.
일본 측은 이날 협의 내용을 이르면 2일 중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보고하고 총리와 관계 각료가 협의해 내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면 독자 경제 제재의 일부 해제를 이번 주 중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교도통신은 전망했다.
북·일은 지난 5월 합의에서 북한이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개시하는 시점에 일본은 인적 왕래 규제와 송금과 휴대 금액 규제 조치, 인도주의 목적의 북한 선박 입항 금지 조치를 해제하기 결정했다.
북측 송일호 대사는 지난달 30일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1일 열리는 회담에서 5월 말 북·일 합의 이행에 관한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일 협의에 대해 한국 정부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일 관계 개선 움직임에 대해,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한 한·미·일 세 나라 공조에 우려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같은 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일본의 대북 제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과 일방적 제재가 있는데 어떤 식으로 제재가 해제되느냐에 따라 대북 공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또 '일본 정부가 북·일 관계 개선과 관련해 성의 있는 설명을 한국 정부에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로 생각할 순 없다고 대답해 한·일 간 협의가 원활하지 않음을 내비쳤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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