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앱보고 집보러 왔는데요"
부동산 중개 신 풍속도…내부사진·교통편·가격 등 소개해 편리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직장인 김성민(30)씨는 최근 건대입구역 인근의 원룸을 구했다. 그가 이 원룸을 구하게 된 통로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평일엔 회사에 출근해야 하고 퇴근한 뒤나 휴일이면 중개업소가 문을 닫는 통에 고충이 많았던 김씨는 틈틈이 앱으로 원룸 매물을 살펴봤다. 임대료와 위치, 내부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어 발품을 줄일 수 있었다.
부동산 매물 중개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발품을 팔아 집을 알아보던 시대에서 앱과 카페, 블로그 등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원하는 집을 찾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 발품파는 시대에서 손품파는 시대로의 전환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중개업소들도 새로운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전신주나 벽에 광고를 붙이는 것보다 내부 사진과 정보를 가공해서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어서다.
특히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은 앱 서비스를 통해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가 많다. 1~2인 가구의 경우 매물을 찾아 중개업소를 돌아다닐 시간이 부족해서다. 오피스만 별도로 다루기도 한다.
부동산 앱에는 매물의 내부 사진이나 건물형태, 임대료, 평형, 관리비, 교통편 등 기본적인 정보 외에 엘리베이터와 주차 여부, 관리비 포함항목, 옵션, 애완동물 허용여부 등까지 속속들이 소개돼 있다. 젊은 층의 취향을 배려한 서비스다.
이런 앱을 이용할 경우 소비자로서는 발품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방을 찾아 여러 번 발걸음을 하지 않아도 된다. 미리 매물의 내부 모습과 가격을 살펴본 후 직접 방을 볼 수 있다는 점도 있다. 직장인 정혜선(31)씨는 "부동산 중개업소의 도움 없이 앱으로 원하는 동네 원룸들의 가격대나 상태 등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점에서 편리한 것 같다"면서 "계약하려면 결국 중개업소에 찾아가서 방을 둘러봐야 하지만 시간과 돈을 아끼는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앱에 매물정보를 올리는 중개사들도 좋은 평가를 내린다. 매물정보 등록에 비용이 들기도 하지만 이런 앱을 통해 중개가 원활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대문구 창천동 A공인 관계자는 "손님 10명 중 7명은 앱을 보고 찾아온다"며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고 있지만 앱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부동산 중개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앱 제작사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대표적인 부동산 앱인 '직방'이나 '다방' 등은 많게는 2500여개의 중개업소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서비스하는 매물 수만 2만~5만개다. 직방의 경우 한 달 평균 약 15만~20만건을 중개해주고 있는데 중개업소들이 올리는 매물이 95%, 개인들이 올리는 직거래 매물이 5%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과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거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허위매물과 낚시매물을 걸러내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직방의 경우 허위매물을 걸러내기 위해 건축물 대장과 비교 대조하는 '매물관리센터'를 운영 중이다. 또 허위매물을 올리거나 불법영업을 하는 중개인들은 광고할 수 없도록 제재하고 있다. 경고가 3회 이상 누적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도록 했다. 다방은 일명 '암행어사' 제도를 도입했다. 각 지역에서 활동 중인 중개업자들이 허위매물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해당 매물에 관심있는 사람이 댓글이나 전화로 문의하면 답변이 달리고 실시간으로 누구나 확인할 수 있다. 또 허위매물 신고기능도 운영하고 있다.
직거래의 경우는 중개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수요자들이 선호하지만 중개 사고에 대비할 장치가 없어 주의해야 한다. 직거래로 인한 사고는 순전히 당사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간혹 대리인이라고 지칭하면서 '가짜주인' 행세를 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등기부등본을 확인해야 한다. 또 불법전대를 했다가는 보증금을 잃을 수 있으므로 본인 명의의 계약서 작성은 필수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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