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보유 중인 SK C&C 지분 약 5%를 대만 홍하이(鴻海)그룹에 매각하면서 앞으로 SK그룹과 폭스콘이 어떤 형태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하이는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제조업체로, 애플의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홍하이정밀)의 모기업이기도 하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은 SK C&C의 지분 4.9%에 해당하는 245만주를 장외매도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의 보유 지분은 48.53%(2426만4100주)에서 43.63%(2181만4100)주로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홍하이그룹의 자회사 베스트리프엔터프라이즈가 SK C&C 지분 245만주를 총 3810억원에 매입했으며 홍하이 측은 장기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유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5% 이하 지분인 만큼 당장으로서는 의미있는 숫자는 아니나, 홍하이그룹과 SK그룹 차원의 장기적 파트너십 형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있다. 그동안 SK그룹이 중국 시노펙이나 터키 도우쉬그룹, 일본 JX홀딩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펼쳐온 것의 연장선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홍하이 쪽이 부족한 ICT 분야 역량 확대를 위한 협력 방안을 찾고 있고, SK그룹 입장에서도 글로벌 진출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홍하이그룹은 제조분야에서는 글로벌 역량이 충분하지만 ICT 분야 전반적인 경험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최근 폭스콘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자체 브랜드 단말기와 액세서리 제조·판매에 나서고 대만 이동통신사도 인수하는 등 투자를 늘리면서 위탁생산업체를 벗어나 독자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혼하이가 SK C&C에 지분을 투자한 것은 그만큼 SK의 ICT 역량이나 기술 수준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고, SK그룹 입장에서도 중국과 대만에서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만들 수 있기에 다양한 글로벌 협력의 장을 만들 수 있다"면서 "매각 이후 지분율도 오너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에 12% 정도인 자사주를 합치면 경영권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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