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지난해 장성택 처형 후 국경 경비를 대폭 강화한 북한 국경 경비대가 최근 경계를 많이 완화했으며 이에 따라 북·중 국경을 통한 밀수도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소리방송(RFA)은 26일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당국이 국경경비대 대원들을 지나치게 혹사하는 데다 감당 못할 과제까지 부과하자 경계가 느슨해졌다고 전했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6월 초부터 국경경비대의 단속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밀수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으며 밀수재개로 꽉 막힌 장마당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부터 지속된 국경경비의 강화로 밀수가 막힌 데다 올해 4월 중순부터는 농촌동원까지 시작되면서 장마당 유통이 중단돼 그동안 북한 주민들은 심각한 생필품 부족에 시달려 왔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집권 후 조선어(한글)로 된 상표나 설명서가 붙은 모든 상품의 수입을 엄격히 차단해 주민들 속에서 인기가 높은 한국산 화장품이나 여성들의 속옷 등 대부분의 필수품은 모두 밀수에 의존해왔다.
최근 들어 국경경계가 완화되고 밀수가 시작됨에 따라 밀수꾼들이 들여 온 한국산 화장품과 여성들의 속옷들을 넘겨받기 위해 전국의 달리기(유통) 장사꾼들이 국경연선 장마당들에 몰리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들은 중앙의 지시에 따라 국경경비가 완화된 것이 아니라 국경경비대 지휘부가 지나치게 대원들을 혹사하고 중앙에서 과도한 과제를 내주면서 통제가 풀린 것으로 주장했다.
국경을 통한 밀수가 가능해졌음에도 전파감시는 오히려 강화돼 중국 기지국을 이용한 불법휴대전화의 사용이 한층 어려워진 것으로 소식통은 전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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