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필리핀이 쌀 관세화 의무를 5년간 한시적으로 면제받는 대신 쌀 의무 수입 물량을 대폭 늘렸다. 필리핀은 우리나라와 함께 쌀 관세화를 유예한 두 나라 중 하나여서 주목을 받아왔다.
세계무역기구(WTO) 상품무역이사회는 1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회의를 열어 필리핀의 관세화 의무를 2017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를 받아들이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필리핀은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결과에 따라 1995년부터 2004년까지 10년간 쌀 관세화를 유예했고, 2004년 협상을 통해 쌀 관세화를 7년간 연장했다. 필리핀은 연장된 관세화 유예 기간 종료를 3개월 앞둔 2012년 3월 쌀 관세화 유예 추가 연장 안을 WTO 상품무역이사회에 상정했다.
이날 회의에서 필리핀의 추가 연장 요구가 받아들여져 관세화 유예 기간이 2017년 6월 말까지로 5년 더 연장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04년 협상을 통해 쌀 관세화를 10년간 연장했고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은 올해 말 종료된다. 유예 기간 종료에 앞서 한국은 오는 9월까지 쌀 관세화 여부에 대한 방침을 WTO에 통보해야 하며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달 말까지 정부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필리핀처럼 쌀 관세화 유예 기간을 추가 연장할 경우 쌀 의무 수입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
필리핀은 쌀 관세화를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대신 쌀 의무수입물량을 현재의 35만t에서 80만5000t으로 2.3배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희망국가에 대해 국가별 쿼터를 배정하는 한편 의무수입물량 관세율을 현행 40%에서 35%로 줄여야 한다. 또 필리핀은 쌀 이외 개방 요구를 대폭 수용했다. 필리핀은 아울러 5년간의 추가 유예 종료 이후에는 농업협정에 따라 관세화하기로 약속했다.
한국의 쌀 의무수입물량은 2005년 20만5000t이었고, 이후 매년 약 2만t씩 늘려 유예 기간이 만료되는 올해에는 40만9000t까지 수입하게 돼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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