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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괴담', 한물간 90년대 마스크귀신..어쩌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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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괴담', 한물간 90년대 마스크귀신..어쩌려고요? '소녀괴담'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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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강하늘 김소은 주연의 영화 '소녀괴담'이 올 여름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에서는 '마스크 괴담'이 등장한다. 그러나 대체 한물간 마스크 괴담을 어떻게 활용하려는 것인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압구정에서는 영화 '소녀괴담'(감독 오인천)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배우들은 촬영 현장이 너무 즐거웠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또래의 배우들이 많아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이어갔다는 것.


그러나 즐거운 분위기만큼 흥행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소녀괴담'은 귀신 보는 소년 인수(강하늘 분)가 강원도의 한 학교로 전학을 오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인수와 소녀귀신(김소은 분)의 우정을 로맨스로 담아낸다.


영화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마스크 괴담이 등장하면서 진행된다. 실제로 1992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한 '빨간 마스크 괴담'을 소재로 차용했다.


'빨간 마스크 괴담'은 빨간 마스크를 쓴 여자가 나타나 흉측하게 찢어진 입을 보여주며 "나 예뻐?"라고 물은 뒤 자신과 똑같은 얼굴을 만들어버린다는 내용. 당시 어린 학생들은 소스라치게 무서운 괴담 때문에 입을 가리고 다니며 공포에 떨었다.


22년 후, 마스크 괴담은 이종호 작가의 손에서 다시 살아났다. '소녀괴담' 포스터에는 마스크를 쓴 소녀 한 명이 서 있고, 다양한 표정의 학생들이 담겨있다. "우리는 친구잖아, 그렇지?"라는 카피를 통해 소녀를 괴롭히던 일진 학생들이 차례로 피해를 입을 것임을 예감케 한다.


제작진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흔한 공포영화에서 벗어나 풋풋한 로맨스를 녹여낸 새로운 '감성공포'를 만들어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귀신을 보는 소년과 소녀귀신의 비현실적인 로맨스에 학교 폭력의 피해자가 등장하는 식상한 줄거리, 여기에 때 아닌 마스크 괴담이 뒤섞여 얼마나 탄탄한 영화가 탄생할지는 알 수 없다.


공포영화는 짜릿하게 무섭고,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들도 중요하지만 극적인 몰입도가 더욱 요구되는 장르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보면 자칫 내용이 산으로 가면서 실소를 자아낼 수도 있기 때문.


이렇듯 우려가 앞서는 가운데, '소녀괴담'은 한껏 높아진 관객들의 눈높이를 과연 충족시킬 수 있을까. 부디 '소녀괴담'이 억지 공포를 조장하는 '피 칠갑' 영화가 아닌 완성도 높은 신개념 공포영화로 탄생하길 바래본다.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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