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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유독가스, 연기를 알면 내 생명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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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난 현장 가스와 연기 질식사 60% 이상 차지…당황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3배 많아져 다량의 유독가스 마셔

[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최근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장성요양병원 화재 등 대형사고가 잇따르면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더불어 평소 ‘화재 때의 대피요령’을 잘 익혀둬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소리가 높다.

특히 유독가스를 마시거나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숨지는 사람들이 많아 화재 때 마시는 연기(煙氣·smoke)에 대해 정확히 알고 화재 때 목숨을 지키는 지혜가 요구된다.


◆연기의 속성= 연기는 뜨거운 공기로 열분해한 여러 가지 가스들이 섞여있다. 공기보다 가벼워 천장으로 올라가거나 열린 창문을 통해 빠져나간다. 방화문이 완전하지 않을 땐 불이 난 곳의 계단이 굴뚝(연기 통로)이 돼 연기와 유독가스가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기엔 무엇이 들어있나= 검은 연기는 가스가 아니고 불에 탄 물질의 고체나 액체의 미세한 입자다. 검댕(탄소)이 주성분이며 수소 등의 가스도 달라붙어있다. 화재 초기나 불을 끌 때 보이는 흰 연기는 물과 같은 액체가 차가워져 생긴 아주 작은 입자로 안개와 같다. 모든 연기는 시계를 막으므로 비상구나 유도등이 보이지 않아 빠른 피난은 물론 초기진화를 방해하는 원인이 된다.


◆연기의 독성= 화재 때 나오는 가스엔 일산화탄소, 시안화수소, 염화수소와 같은 독성이 강한 것들이 들어있다. 게다가 산소가 부족하고 연기에 이산화탄소와 이들 가스까지 섞여 상승작용에 따른 유독성을 갖는다. 불이 나면 사람이 당황하게 됨으로 화재 때 연기는 인체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질소를 가진 물질이 불에 타면서 독성이 심한 시안화수소를 내뿜는다. 일산화탄소는 화재로 숨진 사람 몸에서 검출되고 있다. 최근엔 시안화수소도 주검에서 나와 질소가 든 아크릴이나 우레탄 등이 타면서 연기와 섞여 그 위험성을 더해주고 있다.


◆화재 때 연기와 인명피해 상관관계=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와 연기에 따른 질식사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공기 중에 산소가 부족한 데다 유독가스까지 섞여 화재현장에서 들이마시는 연기는 매우 위험하다.


장성요양병원 화재,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때 많은 목숨을 앗아간 주범은 ‘유독가스’였다 사실이 잘 뒷받침해준다. 비교적 빠른 진화에도 삽시간에 퍼진 유독가스와 연기가 인명피해를 키운 것이다. 특히 당황하면 평소보다 호흡량이 3배쯤 많아져 많은 양의 유독가스를 마시게 돼 치명상을 입는다.


◆화재 때 유독가스, 연기 마시면 어떻게 되나= 불이 났을 때 유독가스가 섞인 연기를 마시면 유독물질이 폐에 파고들어 위험해진다. 몸에 이상을 일으키면서 숨을 쉴 때 일산화탄소가 산소공급을 막아 저산소증과 흡입화상을 일으킨다.


지난 30일 한림대학교의료원이 내놓은 연구결과 자료에 따르면 이 같은 흡입화상 등이 동반되면 사망률이 2배쯤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욱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외과 교수는 “여러 물질의 불완전연소로 생기는 유해화학물질들이 폐 깊숙이 파고들어 화학성 세기관지염, 기관지수축 등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점막의 섬모기능이 떨어져 분비물 청소기능이 낮아지면서 폐부종, 호흡부전을 일으켜 사망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화재현장에서 연기를 마셨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도 젖은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아 일산화탄소와 유독가스를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연기가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천천히 호흡하고 안전하고 넓은 공간으로 빨리 피해야 한다.


만약 화재로 코털이 불에 그슬리거나 타고 얼굴, 코, 입안과 주변에 화상을 입지 않게 해야 한다. 쉰 목소리와 검은 가래 등의 증상이 있으면 흡입화상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한다.


흡입화상증상은 화재사고 후 며칠이 지나서 나타나기도 한다. 화상을 입은 뒤 4~7일이 지나 호흡곤란증상이 나타나면 심한 흡입화상의 가능성이 크다.


흡입화상을 치료하려면 습기가 섞인 산소를 충분히 마시고 부종으로 기도(숨 쉬는 구멍)가 막힐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 기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면서 기관지경을 사용한 폐 세척과 필요한 경우 기관절개 등도 고려해야 한다.


◆유독가스, 연기가 많은 화재현장 대피요령= 몸을 최대한 낮춰 유도등 불빛에 따라 밖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작은 손수건 등으로 입과 코를 잘 막고 벽을 짚어가면서 위치를 확인해야 한다.


이 때 비상조명등, 비상구 쪽으로 가되 건물구조를 잘 아는 건물주나 종업원 등의 말을 참고로 하면 도움 된다.


꽉 막힌 공간에서 불이 났을 때 될 수 있는 대로 깊은 숨을 들이마시지 않아야 흡입화상을 입지 않는다.


이에 앞서 불이 났을 땐 맨 먼저 ‘불이야!’하고 큰소리로 외쳐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화재경보비상벨도 눌러야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지 말고 계단을 이용하되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어려울 땐 옥상으로 피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불길 속을 뚫고 나야할 땐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야 화상을 입지 않는다.


방문을 열기 전에 문 손잡이를 만져보고 뜨겁지 않으면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출구가 없으면 연기가 방안에 들어오지 않도록 문틈을 물에 젖은 옷이나 이불로 막고 구조를 기다리는 게 좋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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