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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헌정영화 '수요일', '동정' 아닌 '동행'하는 영화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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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우 가우자리 대표 "국민제작자 방식 도입…수익금은 위안부 피해자 위해 활용"

"위안부 헌정영화 '수요일', '동정' 아닌 '동행'하는 영화될 것" 김영우 가우자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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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할머니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외롭게 해서 미안하다고 우리가 먼저 그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일본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각과 반성으로 뭉친 우리의 힘이다."

위안부 헌정영화 '수요일'을 기획하고 있는 김영우 가우자리 대표(45)는 "1차 가해자가 일본군이라면, 2차 가해자는 바로 우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이 영화를 통해 전하려는 메시지는 우리나라 사회와 정부를 향하고 있다. "해방 후 천신만고 끝에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가족과 사회는 그들을 외면하고 고립시켰다. 그렇게 주변인으로 소외된 채 지낸 60여년의 세월을 영화에 담으려고 한다."


그가 위안부 헌정영화를 제작하기로 결심한 건 몇년 전 우연히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 방문했을 때다. "1990년대 위안부 피해자로 정식 등록을 하자 힘겹게 꾸린 가정에서조차 버림받은 경우도 있었다. 정부 위로금을 친인척들에게 빼앗긴 분도 있더라." 2011년 그는 대표이사로 있던 홍보회사를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영화판에 뛰어 들었다. '수요일'의 메가폰을 잡을 배해성 감독과 합심한 것도 이때다. 관객들이 피해자들에게 동정을 느끼기보다는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다함께 동행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자는 데 뜻을 모았다. "위안부들이 당시 겪은 고초를 현미경적 기법으로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실추시키는 행동이 될 것 같았다. 위안부도, 성노예도 아닌 할머니들의 진짜 이름을 찾아주고 싶었다."

영화 제작비용은 국민 후원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헌정영화라는 의미를 살려 '국민제작자' 방식을 도입했다. 개봉 후 손익분기점을 넘기면 국민제작자들에게 후원금을 돌려준다는 약속을 했다. 후원금 목표액은 20억원이지만 3~5억원만 모여도 크랭크인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예산을 아끼기 위해 촬영 장소 섭외부터 캐스팅까지 직접 발로 뛰고 있다"며 "광복 70주년이 되는 내년 가을께 개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화 첫 촬영은 배 감독이 "레디"하고 선창하면 현장에 모인 국민제작자들이 "액션"을 외치며 시작할 생각이라고.


영화는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던 16세 소녀가 고향으로 돌아와 할머니가 되기까지의 일생을 그린다. 주인공 '꽃님' 역할로 배우 나문희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배우 전무송·전진우 부자는 출연을 확정지었다. 김 대표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는 영화지만 어둡지만은 않다. 로맨스도 있고, 반전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부산, 김해, 제주 등에서 토크콘서트 행사를 열며 국민제작위원회 결성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그는 행사에 참석한 김해가야고등학교 학생회장이 보낸 문자 한통을 보여줬다. '각 반별로 모금을 진행했고, 매점에도 모금함을 설치해 작게나마 후원금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학생들이 다 같이 참여한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합니다. 대표님도 그렇게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 대표는 후원금을 전달받기 위해 28일 또다시 김해로 떠난다.


국민 후원금을 되돌려주고도 남는 수익금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늦었지만 할머니들에게 가족의 연을 맺어줬으면 좋겠다. 수익금으로 할머니들께 아담한 집 한 채 지어서 국민제작자들이 번갈아 들르며 아들, 딸, 손자, 손녀가 되어주는 것이다. '나의 마지막 몇 년은 가족이 있었고 그래서 외롭지 않았다'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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