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과의 전쟁, crocs
-편안한 신발은 언제 어디서나 편해
-스니커즈 시장 진출 뒤 성공적 평가
-불황에도 매년 20% 성장세 이어가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여름 제품과 봄ㆍ가을ㆍ겨울 제품 비중은 44대 56 수준입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여름 제품 비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크록스가 여름신발이라는 고정 이미지는 점점 줄고 있다고 볼 수 있죠. 일년 내내 편안한 신발을 신을 수 있는 신발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게 목표입니다."
이남수 크록스코리아 대표(사진는 23일 오전 서울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에서 기자와 만나 계절시즌브랜드라는 인식에 대해 이같이 반박했다. 아직까지는 4~6월 매출이 연매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가을ㆍ겨울 제품 판매율도 꾸준히 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2002년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인 크록스는 지난 2009년 영국 디자인 뮤지엄이 최초 모델인 비치 클로그를 '세상에 바꾼 50켤레의 신발'로 선정하면서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보트 슈즈'로 불리는 클로그의 인기로 크록스는 11년만에 10억달러 매출을 달성했다. 나이키가 10억달러 매출을 22년만에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이 대표가 크록스의 성장을 자신하는 것은 브랜드의 DNA와 스타일이 갖는 장점때문이다. "비치 클로그는 크록스의 첫 모델로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브랜드의 DNA인 혁신, 재미, 컬러풀, 편안함 등이 클로그에 녹아들어가 있죠. 이 제품으로 회사 브랜드를 알렸다면, 앞으로는 웨지힐ㆍ스니커즈ㆍ플랫슈즈ㆍ부츠 등 논 클로그 스타일로 회사가 성장하게 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열풍은 한국에서도 불었다.
2007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그는 2012년 크록수 대표로 부임했다. 그는 여름상품 외의 제품 매출비중을 늘리기 위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댔다. 우선 간절기 제품 라인을 강화하기로 결정하고, 지난해 스니커즈 시장에 진출했다. 여름제품의 인기를 겨울까지 끌고 가기 위해선 간절기 제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었다.
결과는 '대박'까지는 아니지만, 운동화 시장이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만족'할 수준이었다고 한다.
"특별한 행사에 신는 신발일 경우를 제외한 모든 착장에 잘 어울리는 신발이라는 콘셉트로 스니커즈 시장을 공략했죠. 회사원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대표로서 스니커즈 라인의 판매는 '성공'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날 이 대표는 블루색 리넨(마) 재킷에 스트레치솔 로퍼를 신었다. 기본 로퍼 스타일로 편안함과 신축성이 강화된 제품이다. 가벼워보이지 않으면서 단정한 이미지가 강해 40대 중반인 이 대표한테도 잘 어울렸다.
봄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레이웨지샌들도 '없어서 못팔' 정도로 잘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레이웨지가 20, 30대 여성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얻어 7월에 대부분의 제품이 다 팔렸다. 이에 크록스는 올해 물량을 대폭 늘리고 스타일로 그래픽 등으로 다양화했지만 일부 제품은 이미 다 팔려 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올해 매출 성장세도 고무적이다. "불황과 세월호 여파로 소비가 줄어들면서 신발기업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데 반해 크록스는 매년 20% 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차별화된 마케팅과 신소재 개발로 두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크록스는 '펀 유어 펀(Find Your Fun)™'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컬러, 편안함, 혁신 , 줄거움 등의 요소를 체험할 수 있는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다. 첫번째 이벤트로 크록스는 다채로운 컬러파우더를 던지고 볼거리를
제공하는 '크록스 컬러펀워킹'을 다음달 1일 연다.
"하반기에는 신소재로 제작된 신발들이 나옵니다. 가죽이 아니지만 가죽 느낌이 나는 소재를 개발, 중량감과 내수성이 강화된 획기적인 제품들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입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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