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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R&D 아이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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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연구개발(R&D) 투자에 높은 비중을 둔 제약회사들의 최근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는 기간이 긴 제약산업의 특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연구개발 비용이 늘어나면 일시적인 재무부담이 있을 수 있지만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생명과학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 감소했다. 영업적자도 43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했다. 기술수출료 유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정밀화학 분야의 일본 수출이 감소하며 실적이 감소했다.


LG생명과학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은 10%대 후반으로 국내 주요 제약회사 중 가장 높다. 다른 제약회사들이 상대적으로 쉬운 복제약(제네릭)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는 동안 신약개발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왔다. 연구개발을 통해 현재까지 여러 신약을 개발했지만 제대로된 실적을 내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이 LG생명과학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한미약품 역시 1분기 실적이 시장기대치에 약간 못미쳤다. 한미약품의 1분기 매출액은 184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1100억원이 넘는 국내 최대의 연구개발비용을 집행하고 올해 역시 최대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이밖에도 대웅제약과 일동제약 등 연구개발 비중이 높은 상위권 제약회사들의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제약업종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돈이 회수되는 시기가 다른 업종에 비해 훨씬 더 긴 편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을 통해 블록버스터 신약이 개발되면 연구개발에 들어간 돈의 수십배 이상을 벌어 들일 수 있어 장기적인 안목에서 실적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 역시 이같은 과정을 거쳐 대형 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김지영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제약업계는 1980~1990년대 일본과 비슷하다"며 "당시 일본에서 연구개발 경쟁력 있는 제약회사들이 신약개발에 성공하면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산업이 업그레이드 됐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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