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아시아 이기원 자문위원]
우리가 영어는 잘 못하는데 일본어와 스페인어는 쉽게 배우는 이유
우리가 10년 이상 영어공부를 하고, 미국에서 오래 살아도 영어는 잘 못하지만 일본어나 스페인어는 쉽게 배운다.
흥미 있는 사실은 캘리포니아 주가 멕시코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LA나 샌프란시스코 같은 지역에 히스패닉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산다. 그래서 한국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멕시칸이나 다른 히스패닉 계의 젊은이들이다. 한국 식당의 주방에서 음식을 만드는 한국 아주머니들은 히스패닉계의 젊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스페인어를 배우고, 히스패닉계 사람들은 한국말을 배워서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인 미국에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는 게 아니라 서로 상대방에게 자기네 말을 가르쳐 가며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다.
일본어는 단어도 비슷하고 어순도 비슷하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말과 전혀 상관없는, 오히려 영어와 비슷한 스페인어는 왜 쉽게 배우는 걸까? 실제로 한국인이 멕시코나 파라과이 같은 나라에 가서 2, 3년만 살면 스페인어를 쉽게 터득한다. 우리말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스페인어를 쉽게 배우는 것을 볼 때 우리가 일본어를 쉽게 배우는 것은 단지 어순이나 단어가 비슷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영어는 배우기 어려워하는데 반해, 일본어와 스페인어 같은 언어를 쉽게 배우는 이유는 바로 스페인어나 일본어의 소리가 우리말과 단순히 발음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말하는 스타일과 소리 내는 방법이나 소리의 근원까지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즉 영어가 안 되는 우리가 일본어를 비교적 쉽게 배우는 것은 어순이 같기 때문만이 아니라 일본어에 들어 있는 소리가 여러 면에서 우리말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어나 일본어는 음절 하나가 말 한 마디가 되는 면에서 우리말과 같고 또한 리듬이나 강세 등이 우리말에서와 같이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또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호흡하는 방법이 같다. 반면에 영어는 언어의 가장 기본인 소리나 소리를 말로 만들어내는 방법 심지어 호흡하는 방법까지 우리말이나 일본말 또는 스페인어와는 전혀 다르다.
그러므로 영어를 잘하는 지름길은 단어, 문법, 독해, 쓰기 학습에 앞서 먼저 우리에게 익숙한 한국말 소리와 전혀 다른 영어소리를 습득하는 것이다.
잉큐영어 이기원 대표 kweslee@gmail.co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