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최근 원화강세로 국내 제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원화가치가 10% 상승하면 영업이익률이 0.8%p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제조업을 영위하는 주요 대기업 120개사를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의 원/달러 손익분기 환율은 1052.3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조선업의 손익분기 환율이 1125.0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음식료(1075.0원), 펄프·종이·가구(1067.9원), 석유화학(1066.7원), 전자·통신(1052.3원), 자동차·부품(1050.0원)등이 뒤를 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금 자금이 회수되는 부분은 2~3년전 선가가 매우 낮은 수준일 때 수주된 것이어서, 적정 수익성을 보장받으려면 환율이 현 수준보다 상당히 높아야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원재료 수입비중이 높은 산업인 비금속광물(1025.0원), 섬유(1025.0원), 철강ㆍ비철금속(1032.1원) 등의 손익분기 환율은 상대적으로 낮게 조사됐다.
특히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당시 기준 환율은 1077.9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근의 원화강세가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경영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달 1일부터 8일까지의 원/달러 평균 환율은 1029.7원으로 전년도 평균 환율 1095.0원 대비 6.0% 하락한 상황이다.
또 원화가치가 10% 상승할 경우,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0.8%p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률 하락폭이 큰 업종은 의약품(1.5%p), 전자?통신(1.5%p), 조선(1.3%p), 펄프·종이·가구(1.1%p) 순(順)으로 나타났다. 비금속광물의 경우 원자재 수입비중이 높아 영업이익률 감소폭(0.3%p)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기업들은 원화 가치 상승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 방지를 위해, 원가절감노력(42.0%), 환헤지용 파생상품 투자확대(16.8%), 수출단가 조정 추진(16.8%) 등 자체 대응 노력을 하고 있으나,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도 15.3%에 달했다.
정부 정책으로는 확장적 통화정책 강화(45.8%), 수출금융ㆍ보증지원 확대(27.5%), 마케팅 등 수출인프라 구축(10.8%), 환위험 헤지상품 개발 유도(10.0%)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이 0.1%로 크게 둔화되는 등 거시지표 불안정으로 금리인상 시기가 지연될 수 있고, 이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며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할 때"라고 지적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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