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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록 KB금융 회장, '연공서열'을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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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부행장 출신, 계열사 CEO 승진 관행 없애고 능력위주 발탁…조직문화 활력

임영록 KB금융 회장, '연공서열'을 깨버렸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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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의 과감한 인사개혁이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KB금융에 만연했던 순혈주의를 바탕으로 한 나눠먹기식 인사 등 적폐를 과감히 타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능력에 상관없이 연공서열에 따라 고위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다는 그룹 안팎의 부정적인 시선도 점차 사라지며 조직에 활력이 돌기 시작했다.

7일 KB금융에 따르면 계열사 대표이사인 김덕수 KB국민카드 사장과 남인 KB인베스트먼트 사장, 박중원 KB데이터시스템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민은행 본부장을 거쳐 계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임영록 회장이 취임한 지난해 7월12일 이후에 모두 CEO가 된 인사들이다.


얼핏 보면 자연스러운 승진 코스를 밟아 대표이사의 자리에 오른 것 같다. 그러나 KB금융 조직문화에서 보면 이례적인 인사다. 그동안 KB금융 계열사의 사장은 대부분 국민은행 부행장 출신이 맡는 게 관행이었다. 그동안 계열사 부사장의 위치는 국민은행 본부장을 하다 부행장으로 승진하지 못한 간부들이 예우차원으로 퇴직하기 전까지만 일하는 자리로 여겨졌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임 회장이 취임한 이후 그룹의 고질적 관행이었던 번호표(연공서열) 승진을 깨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고 말했다.


KB금융의 최대 계열사는 국민은행이다. 그동안 구 주택은행과 구 국민은행 출신들이 부행장과 본부장 자리를 나눠 차지했다. 특히 부행장이 되면 계열사 CEO로 가는 번호표를 받은 것처럼 당연하게 생각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최기의 전 국민카드 사장, 허세녕 전 데이터시스템 사장 등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를 지낸 임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부행장 출신이다.


반면 김덕수 국민카드 사장은 국민은행 기획조정본부장, 성동지역본부장을 거쳐 국민카드의 부사장을 역임했다. 남인 사장도 업무지원본부장, 여신심사본부장을 역임하고 인베스트먼트 부사장을 지냈다. 마찬가지로 박중원 데이터시스템 사장과 이희권 자산운용 사장도 부행장에 오르지 못하고 계열사 부사장으로 근무했다.


임영록 KB금융 회장, '연공서열'을 깨버렸다 임영록 KB금융그룹 회장


임 회장은 취임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기존 그룹의 병폐로 지적돼오던 파벌과 로비로 얼룩진 임원 인사를 개혁하는데 힘써왔다. 부행장 출신이 아닌 본부장을 거쳐 계열사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임원들 중에 업무능력이 뛰어난 인재를 발탁해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임 회장은 "부행장은 계급장일뿐 능력과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번호표 인사를 없애고 능력 위주의 임원들을 선발해 승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임원인사에 대한 개혁뿐 아니라 조직문화 전체의 잘못된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각오다. 임 회장은 지난달 임직원들과 함께 '반성속의 새출발, 위기극복 대 토론회'를 열었다.


이틀간 진행한 끝장토론을 통해 '사람이 문제다'와 '실천이 중요하다'라는 두 가지 결론을 얻었다. 여기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최근 KB금융 각 부서에 전달하고 실천과제를 만들어내라고 주문했다. 일회성으로 토론회가 아니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재 부서별로 줄서기 인사 개혁은 물론 단기성과주의 개선, 내부통제 강화, 무임승차자 근절 등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안을 제시하기 위해 토론회가 지속돼 조만간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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