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주축 선수들의 줄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주영(29·왓포드)·박주호(27·마인츠) 선수에 이어 기성용 선수(25·선덜랜드)도 귀국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오른쪽 무릎 인대에 염증이 생겨 리그 세 경기를 쉬었다. 남은 경기도 뛰기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일찍 들어와 치료와 훈련을 병행하며 월드컵에 대비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주영 선수가 조기 귀국 논란을 일으킨 지 한 달. 대표팀을 관장하는 대한축구협회의 황보관 기술위원장(49)은 "(국가대표)예비 명단에 포함돼 있고 월드컵에 출전할 가능성이 큰 선수라면 협회에서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우수한 선수는 대표팀 명단이 확정되기 전에라도 협회가 지원해 훈련시키겠다는 얘기다. '소속 팀의 동의'라는 전제는 요식행위일 뿐이다. 오히려 월드컵 3주 전부터 선수들을 소집해 훈련할 수 있다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이 신경 쓰인다.
전례가 없는 대표(급) 선수 관리 방식은 유럽에서 뛰는 선수가 늘면서 생긴 결과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나간 대표선수 스물세 명 가운데 유럽 클럽 소속 선수는 박지성(33·당시 맨유) 선수를 비롯해 여섯 명이었다. 지난달 6일 그리스와의 친선경기 때 뽑힌 선수 가운데 유럽에서 뛰는 선수는 아홉 명이었다. 중동에서 뛰는 선수를 포함하면 해외 클럽 소속 선수가 절반에 가깝다. 이들은 대부분이 대표팀의 핵심 선수다. 그래서 이들을 관리하고 몸 상태를 점검하는 전담 코칭스태프까지 두고 있다.
홍명보 감독(45)은 지난해 8월과 9월 유럽 출장을 마친 뒤 "미래의 자산이 될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대표팀은 물론 협회차원에서 이들을 도와줄 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대표팀의 구성성분이 바뀐 지금, 관리방식에 대한 합의와 정비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특혜 시비'와 같은 잡음이 계속될 것이다. 조기 귀국한 선수들의 대표팀 선발이 기정사실로 보이지 않는가. 경쟁은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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