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중 현대차 등 24개 그룹 장애인 고용률 낮아
헌법기관 국회조차 의무고용률 안지켜…제도 유명무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국내 30대 대기업 중 현대, GS, 부영, 대림그룹의 장애인 고용률이 0%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고용촉진을 위해 의무고용제도가 만들어져있으나, 민간 대기업은 물론이고 헌법기관인 국회조차 지키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장애인 고용률이 1.8% 미만인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공기업·준정부기관과 1.3% 미만인 국가 및 자치단체(비공무원 채용)·민간기업·기타 공공기관 등 총 1582곳의 명단을 24일 공개했다.
기업집단별로는 30대 그룹 중 현대차, LG, SK, 포스코, 현대중공업, 신세계, GS, 동부, 현대 등 24개그룹의 계열사 99곳이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명단에 올랐다. 30대 그룹에서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곳은 삼성, 두산, 한화, 에쓰오일, 동국제강, 한국GM이다.
특히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을 비롯한 11개계열사 전체 장애인 고용률이 0.81%로 주요 그룹 중 가장 낮았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상선(0.25%), 현대유엔아이(0.55%), 현대경제연구원(0.56%), 현대증권(0.63%), 현대아산(0.97%) 등 5개 계열사가 저조한 곳으로 지적됐다.
계열사 수로는 동부그룹이 11개 계열사가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에 들어 가장 많았다. 10대그룹에 속하는 LG와 포스코, 현대차, SK그룹 계열사도 각각 10개, 9개, 7개, 7개씩 이름을 올리는 오명을 남겼다.
현대그룹 외 장애인 고용률이 0%인 곳은 GS(0.85%), 부영(0.85%), 대림(0.98%) 그룹이다. 특히 GS그룹의 경우 고용 저조기업에 포함된 6개 계열사 중 GS에너지, GS글로벌 2개 계열사에 단 한명의 장애인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부영그룹 계열사인 동광주택도 장애인 고용률 0%였다.
99개 장애인 고용 저조기업 중 장애인을 단 한명도 채용하지 않은 기업은 동부택배, SK바이오팜, LG경영개발원, 가온전선, 씨제이건설 등 15개 기업에 달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 120곳은 2회 연속으로 명단 공표 대상에 올랐다.
앞서 고용부는 지난해 12월 장애인고용 저조기관 2728곳을 선정해 공표대상임을 알리고,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도록 지도했다. 그 결과 609곳에서 장애인 1420명을 신규채용했고 1185명은 채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7개 기업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기업은 미리 공표대상임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 확대 조치를 하지 않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민간기업뿐만이 아니다. 헌법기관인 국회조차 장애인 고용률이 1.43%에 불과해 의무 고용인원(120명)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울릉군(1.66%),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0.95%)을 비롯한 8개 교육청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공공기관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0.63%), 기초과학연구원(0.62%), 서울대학교병원(0.90%) 등 5곳이 포함됐다.
고용부는 5~9월 이행 지도를 한 후 10월에 장애인고용 저조기관을 최종 공표할 계획이다.
방하남 고용부 장관은 “아직도 많은 장애인들이 일자리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명단공표 대상 기관들이 장애인 고용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가 및 자치단체,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 장애인 의무고용기관 2만7349곳에 고용된 장애인은 총 15만3955명으로, 장애인 고용률은 전년 대비 0.13%포인트 늘어난 2.48%로 파악됐다.
장애인을 전혀 고용하지 않은 기관은 총 678곳으로, 이중 91.2%인 618곳이 상시근로자 수 300인 미만으로 파악됐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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