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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의 야스쿠니 도발에 외교부 '牛耳讀經,馬耳東風'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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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우이독경(牛耳讀經)과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우이독경은 ‘쇠귀에 경전 읽기’란 뜻으로, 우둔한 사람은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주어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비유다. 마이동풍은 ‘말의 귀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다’는 뜻으로 남의 의견이나 충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아니하고 흘려버리는 태도를 말한다.

이는 외교부 당국자가 일본 각료와 의원들 등 정치인들이 22일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일본의 집권 자유민주당과 야당인 일본민주당, 유신회 소속 초당파 의원연맹인 ‘다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의 의원들이 이날 오전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벌이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참배 의원은 적게는 120명, 많게는 14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의원연맹은 매년 춘계·추계 예대제와 8월15일 패전일에 야스쿠니를 집단 참배해 왔다. 지난해 춘계 예대제 때는 160명 이상이 참배했다.


이들과는 별개로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총무상은 12일에 이어 이날 야스쿠니를 다시 참배했다.


또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국가공안위원장(납치문제 담당상)은 20일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1일 야스쿠니 신사의 봄 제사에 ‘마사카키’라는 공물을 ‘내각 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보냈다.


이들은 희한한 논리를 편다. 신도 총무상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전쟁으로 목숨을 바친 분들에게 존숭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면서 “사적인 참배이기 때문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일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이들은 개인 자격으로 참배했는데 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이 난리를 피우느냐는 논리를 편다. 지극히 일본다운 발상이다. 일본은 늘 개인의 생각과 그 개인이 가진 직위 때문에 갖는 의견이 다르다는 해괴한 주장을 펴고 있다.


일본 특유의 사고방식으로 일본도 이런 사고방식이 사회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당연히 여긴다. 이번에도 그렇다.


이처럼 일본만 생각하고 침략으로 수많은 무고한 인명이 피살당한 주변국에 대해서는 털끝만큼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일본인과 일본 정부를 한국 외교부가 아예 ‘소’와 ‘말’ 취급하는 것은 당연하다.


일본 정치인들의 집단참배는 기회 있을 때마다 우려를 표명하고 경고한 한국을 완전히 무시한 태도다.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들으니 소나 말 취급 받아도 싸다. 외교부 당국자는 22일 오후 기자를 만나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시설인지 본인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전쟁을 일으키고 평화를 파괴한 전범이 합사돼 있는 곳이자 일본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이런 곳을 참배하면서 주변 국가들에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은 얼마나 공허한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사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국가들과 국제사회가 수도 없이 지적해온 사안”이라면서 “귀를 열고, 마음을 열고 경청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런 촉구를 ‘우마’ 일본 정치인들이 이 말을 귀담아 들을지는 미지수다. 말의 귀에 스쳐지나가는 바람, 소의 귀에 읊어대는 사람들의 ‘경전’의 몇 구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이 당국자가 말했듯이 공물을 보낸 아베 총리의 마음은 이미 야스쿠니 신사로 날아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을 것이다. 그게 그의 복심일 것이다.


이 당국자는 “결국 이 문제는 전범인 일본을 살려주고 전후 질서를 정한 미국이 풀어야 할 숙제”라면서 “뉴욕타임스 등 미국의 언론이 문제 삼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말끝마다 한국의 교육을 모범 사례로 삼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에 일침을 가할까. 아니면 구렁이 담 넘어가듯 모른 체하고 넘어갈까. 23일부터 시작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이 주목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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