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전남) =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세월호와 진도 교통관제센터(VTS) 간 교신 내용은 왜 뒤늦게 공개했을까? 애초에 진도VTS와는 교신한 사실이 없다고 했던 해경이 이를 번복하고 공개해 의혹을 낳고 있다. 진도VTS도 책임은 없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9일 "세월호는 사고가 일어난 직후 진도VTS와 조난 교신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20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교신 녹취록을 공개했다. 교신 녹취록에는 진도VTS가 세월호에게 탈출을 지시하거나 선박, 헬기 등 긴급 구조대를 지원하는 내용 등이 녹음돼 있었다.
해경 관계자는 비공개 방침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 "당시에는 진도VTS 측에서 교신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언론보도 이후 검경합동수사본부에서 이를 수사해 알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져 오히려 의혹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도VTS 역시 세월호의 이상 징후를 세세히 모니터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어 이를 숨기려 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양수산부가 세월호의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48분37초께 갑자기 서남쪽으로 100도 이상 급선회했다. 이후 8시52분13께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돌려 지그재그로 움직였다. 당초 급선회 할 때부터 세월호에서 보내오던 자동식별신호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진도VTS는 이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전자해도에는 진도 해상에 떠 있는 배들만 500여척 정도 찍힌다"며 "또한 이 배들은 전부 점으로 보이는 수준인데 이를 일일이 다 모니터링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진도VTS는 현재 연락이 불가능한 상태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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