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전셋값, 동반하락
수도권 0.03% 서울 0.02% 떨어져…단기급등에 따른 조정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주택시장의 주요 지표들이 바뀌고 있다. 살아나던 서울 아파트 매매값은 올 들어 첫 하락했고 무섭게 날뛰던 전셋값은 1년8개월만에 꺾였다. 시장에서는 일시적인 변화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임대차 선진화방안' 발표 후 하락세가 이어진 매매시장의 경우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이라는 것이다. 전세시장 역시 공급부족과 수요증가 속에 하락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견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하락했다. 6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 3월10일 전주보다 0.01%p가 상승한 0.16%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서울(-0.02%)은 올 들어 처음 하락전환했다. 18주만이기도 하다. 강남지역(-0.04%)의 낙폭이 커진 영향이 컸다.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강남 재건축 매매가격 오름세가 크게 둔화돼서다.
실제 강남구의 개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35㎡형의 경우 11일 현재 5억8500만~6억2000만원으로 지난 4일 5억9500만~6억2000만원에 비해 최대 1000만원이 떨어졌다.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도 42㎡와 56㎡도 각각 4억9000만~5억원, 6억~6억1000만원으로 4일보다 각각 1000만원씩 하락했다. 강북도 0.01%로 전주보다 0.03%가 떨어지며 오름세가 둔화된 모습이다.
매매거래도 약세지만 덩달아 전세시장도 1년8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1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전주 대비 0.01% 떨어지며 85주간의 상승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반면 지방은 대구ㆍ충남ㆍ경북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0.05% 올랐다. 이에 따라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0.02% 올라 8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서울 등 수도권의 매매와 전세 동반 하락세가 오래 유지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시장의 경우 강남을 중심으로 나타난 가파른 상승세가 조정되는 과정으로 봤다. 임대차 선진화방안 이후 투자여력이 많은 다주택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추세적인 하락세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 선진화방안이 매매가에 영향을 줬지만 넓게 보면 저점을 벗어나는 추세여서 계속 하락세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도 "강남 등 매매가격이 단기적으로 많이 오른데 따른 조정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6월까지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전체적인 매매하락세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전셋값 하락도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봄 이사철이 끝난데 따른 수요감소와 폭등하는 전세금에 내집마련으로 돌아선 수요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얘기다. 월세부담이 크다고 보는 수요자들이 전세를 찾는 경향이 많은 만큼 하향곡선이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셋값 장기 상승으로 인한 피로감이 반영된 데다 작년보다 입주물량이 늘어나는 시장여건도 영향을 준 것 같다"며 "당분간 불안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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