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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 불혹 스몰포워드지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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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종, 불혹 스몰포워드지만 괜찮아 문태종[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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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5년 더 뛴다고 해."

지난 14일 프로농구 시상식. 어머니 문성애(58) 씨의 부추김에 문태종(39·창원 LG)은 멋쩍게 웃었다. '얼마나 더 뛸 수 있냐'는 질문을 들은 다음의 일이다. 그는 한참 생각하더니 "처음 시작할 때 40세까지 뛸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지금 몸 상태라면 다음 시즌은 문제없을 것 같다. 은퇴 시기는 그 뒤에 고민하겠다"고 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문태종이지만 이 문제에서만큼은 신중하고 조심스러웠다.


불혹에 코트를 누빈 선수는 많지 않다. 역대 프로농구 최고령 선수는 이창수(45)로 42세까지 뛰었다. 1996년 간염으로 2년간 선수생활을 중단하는 어려움을 이겨내고 2010-2011시즌까지 활동했다. 지독한 노력으로 고참 역할을 충실히 해냈지만 비결은 따로 있다. 그의 자리는 센터였다. 2009-2010시즌부터 외국인선수가 한 명으로 제한돼 골밑을 지킬 자원이 귀해졌다. 얼어붙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그는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평균 10분 이상을 뛰지 못했지만 후보 센터로 제 몫을 했다.

베테랑의 가치는 달라지고 있다. 39세에 코트를 떠난 서장훈(40)은 마지막 2012-2013시즌에도 평균 24분1초를 뛰며 10.3득점 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문태종은 39세에 리그 최고 자리에 올랐다. 지난 시즌 54경기에서 평균 27분40초를 뛰며 13.5득점 4.0리바운드 2.5도움으로 활약했다. 그 덕에 LG는 1997년 창단 뒤 17년 만에 정규리그에서 우승했다.

문태종, 불혹 스몰포워드지만 괜찮아 문태종[사진=아시아경제 DB]


문태종은 LG에서 올라운드 능력을 요구하는 스몰포워드에 가까웠다. 골밑은 데이본 제퍼슨(28), 크리스 메시(37), 김종규(23) 등이 지켰다. 불혹의 스몰포워드가 프로농구 코트를 누비기는 문태종이 처음이다. 추승균(40)은 38세이던 2012년 은퇴했고, 김성철(38)도 37세이던 2013년 코트를 떠났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그 사례는 찾기 어렵다. 최고의 스몰포워드로 명성을 떨친 스코티 피펜(49)도 39세에 은퇴했다. 마지막 2003-2004시즌 성적은 23경기 평균 5.9득점 3.0리바운드 2.2도움이다. 역대 최다 출장 20위권 선수 가운데 센터와 포인트가드는 각각 여섯 명이다. 파워포워드는 여섯 명이고, 슈팅가드는 두 명이다. 스몰포워드는 한 명도 없다. 보스턴 셀틱스에서 활약한 존 하블리첵(74)이 최다 출장 21위(1270경기)에 자리했지만 38세였던 1978년 코트를 떠났다.


NBA 역대 최고령 선수는 센터 케빈 윌리스(52·213cm)다. 45세였던 2007년 4월 3일 댈러스 매버릭스와 열흘짜리 계약을 했다. 주전 센터 에릭 댐피어가 오른 어깨를 다쳐 센터 보강 차원에서 영입됐다. 이전까지 최고령 타이틀을 보유한 로버트 패리시(61·216cm) 역시 센터다. 보스턴 시절 팀을 세 차례 우승으로 이끈 그는 44세이던 1997년 시카고 불스에서 은퇴했다. 이들은 큰 키를 앞세운 골밑슛과 리바운드로 오랫동안 구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불혹을 맞은 뒤 기량은 급격히 쇠퇴했다. 윌리스는 40세이던 2002-2003시즌 생애 처음으로 평균 득점이 4.2점으로 떨어졌다. 리바운드도 3.2개에 그쳤다. 출장 시간도 16분에서 11분으로 줄었다. 패리시는 41세이던 1994-1995시즌부터 비슷한 과정을 겪었다. 81경기에 출전했지만 평균 출장 시간이 27분에서 17분으로 줄었고 11.7점이던 평균 득점도 4.8점으로 낮아졌다. 리바운드 역시 7.3개에서 4.3개로 줄었다.


문태종, 불혹 스몰포워드지만 괜찮아 문태종[사진=아시아경제 DB]


리그는 다르지만 문태종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부상에 시달린다면 그 시기는 더 빨리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농구연맹(KBL)의 정규리그 선수 공헌도 평가에서 문태종은 1191.98점으로 전체 13위, 국내선수 6위를 했다. 전체 1위는 전주 KCC의 센터 타일러 윌커슨(26)으로 1651.81점을 기록했다. 국내선수 1위는 울산 모비스의 문태영으로 1361.94점이다. 형인 문태종과의 차이는 불과 169.96점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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