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이 화두다. 사회적책임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게 내려질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경제적ㆍ법적ㆍ윤리적ㆍ자선적 책임을 수행하는 기업의 적극적인 활동'을 의미한다. 창의적인 사회적책임활동 또는 사회공헌활동은 궁극적으로 기업의 사업성과로 연결되기도 한다. 특히 고객의 재산을 직접 다루는 금융기관은 일반기업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감이 요구되므로 사회공헌활동이 중요 경영활동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국내금융기관들 대부분이 조직 내에 별도의 사회공헌활동 전담부서를 설치하여 다양한 사회적책임활동 프로그램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협동조합은 어떠한가. 금융협동조합이야말로 사회공헌활동의 책임이 어느 기관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금융협동조합의 이념 때문이다. 금융협동조합은 지역사회 및 서민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표로 하며 '이익'보다는 지역사회발전이라는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책임을 갖고 있다.
둘째, 금융협동조합 구조의 특성이다. 금융협동조합은 주주가 주인인 주식회사와 달리 1인 1표의 의사결정구조를 가진다. 즉 대주주의 이익이 아닌 회원의 공동이익 증진을 위한 민주적인 조직을 지향하기에 사회공헌활동은 적극 추구해야 할 핵심가치다.
따라서 금융협동조합들은 차별화된 지향점을 가지고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먼저 사회공헌활동의 표준화(브랜드화)다. 금융협동조합의 사회공헌활동은 지역별로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시행방법과 규모, 시행시기에 있어 차이가 발생해 고객들이 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관리기구인 중앙회 등의 사회공헌전담 부서를 통해 각 단위 협동조합의 사회공헌 역량을 하나로 집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브랜드화하여 고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1998년 외환위기 이후부터 실시해 온 '사랑의 좀도리운동'이 대표적인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활동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에는 중앙회 지역사회공헌 전담부서를 중심으로 전국 새마을금고 임직원 및 회원들의 역량을 모아 '행복나눔 50일 헌혈캠페인'을 전개해 1만2000명 이상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셋째, 정보의 우위를 활용한 지역밀착화이다. 금융협동조합은 지역 내의 서민과 소상공인을 주 고객으로 한다. 눈으로 보이는 재무정보나 금융거래실적만으로는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그러나 지역을 기반으로 하며 고객 충성도가 높은 금융협동조합은 각 지역의 복지서비스 수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지역주민에게 실제로 필요한 맞춤형 사회공헌활동이 가능하다. 주부교실, 노인교실 및 각종 장학사업과 같은 문화ㆍ교육사업을 비롯해 봉사단체활동, 체육회활동 등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공동체활동들이 그 예이다.
마지막으로, 정부(국가 및 지자체)와 연계해 사회공헌활동을 확장하는 것이다.
최근 지역사회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금융협동조합의 경우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사업의 부족재원을 지원하는 투자자로 참여하거나 전국단위 점포망을 통한 인적ㆍ물적지원이 가능하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하는 금융협동조합에게 사회공헌활동은 부차적인 홍보의 수단이 아니라 금융협동조합의 핵심가치이이며 긍지이다. 협동조합이 뿌린 씨앗이 풍요로운 지역공동체라는 큰 나무가 되길 바라며, 새마을금고도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지속성장을 위해 우보(牛步)를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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