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아시아 주정현 자문위원]
대입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이든, 특목고 입시를 앞두었든 누구나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매우 까다롭고 성가신 작업 중 하나다. 더구나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면 자기소개서를 앞에 두고 고민하는 자녀를 보면서 정작 학생보다는 훨씬 답답하고 팍팍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
매년 진화하는 자기소개서의 트렌드를 따라잡아서 입학사정관의 눈에 쏙 드는 결과물을 내어놓는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트렌드를 관통하는 주요 평가요소와 평가항목들을 살피고, 사례를 통해 자칫 범하기 쉬운 오류와 오해를 범주화하여 제시함으로써 학생이 가진 장단점을 충분히 피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야말로 전문가가 할 일이다.
혹자는 결과주의적 입장에서 소위 ‘스펙’이 당락을 결정한다고 믿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축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해 온 과정이 입학사정관의 시선을 사로잡는다는 ‘자기주도론’을 신봉하기도 한다. 만약 입시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 준다면, 그 승자가 어느 편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겠는가?
가령, 고교 3학년 ㅂ학생이 ㅅ대에 일반전형으로 합격했다고 치자. ㅈ고교에서는 항상 전교 1%에 드는 우수한 학생이었다는 사실이 학교 홈페이지를 장식할 것이고, 3학년 여름방학 때 도움을 받았던 강남의 ㄱ학원에서는 자기소개서와 면접에 커다란 방점이 찍힌 현수막을 매달 것이다. 대체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이 학생을 합격시킨 ㅅ대의 입학사정관에게 문의해야 하는가? 결코 답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모든 지원자들 중에서 ㅅ대에 가장 적합한 인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단언컨데, 대한민국 수험생들이여, ‘몰빵이란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결과(스펙)가 중요한가, 자기주도 과정이 중요한가의 이분법적 ‘이념’이 아니라 지원하는 학교가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소개서를 준비하는 험난한 능선마다 이 2개의 프레임을 사용해서 입시의 평가요소와 평가항목들을 타진하고 넘어야 할 방향과 수준을 어림해 볼 일이다.
(주)아발론교육 전주 주정현 대표 crazyfish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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