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KT가 대규모 구조조정의 칼을 뽑아들면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진해운 등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를 보면 단기적인 영향에 그치는 모습이다.
9일 오전 9시31분 현재 KT는 전일 대비 650원(2.08%) 오른 3만1900원을 기록 중이다. 전일에는 6% 넘게 상승하며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전일 KT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명예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일부 복지제도도 축소키로 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KT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기업가치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하고 명예퇴직 규모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과거와 비슷하게 약 6000명이 명예퇴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2009년 대상자의 25%가 명예퇴직을 신청했는데 이번에도 과거와 비슷하게 25%가 명예퇴직한다면 약 2760억원의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자회사 매각 등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자회사 조정 작업이 진행돼야 할 것”이라며 “다만 자회사 이익 기여도가 높기 때문에 우량 자회사 매각 시 영업이익은 축소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번 구조조정에 따른 주가 상승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양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구조조정 노력이 단기적인 주가의 모멘텀이 될 수는 있으나 아직은 본격적인 주가 회복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별도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배당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할 것이고 계속되는 유선 매출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비용 절감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 구조조정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를 보더라도 단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12월 자산 매각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해 11월 5000원대로 떨어졌던 주가가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후 꾸준히 오르며 1월 7000원대로 올라섰지만 최근 다시 6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온 상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12월 현대그룹이 금융사를 매각하는 등의 재무구조 개선안을 발표하자 다음 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해 2월에는 1만40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1만원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는 동부그룹주들은 최근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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