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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에너지 독립까지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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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강화·수입 다변화·대체 에너지 개발 등 과제 많아

유럽 에너지 독립까지 '험난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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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러시아의 크림 합병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가스 공급 가격 문제로 충돌하고 있어 유럽과 러시아의 에너지 전쟁은 이제 시작된 셈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크림 쇼크'에 빠진 유럽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그러나 유럽이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 독립하기까지 갈 길은 멀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업체 가즈프롬은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 공급하는 가스 가격을 43.5% 올렸다.

이번 조치로 다른 유럽 국가들이 당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스를 무기화한 러시아의 횡포에 희생되지 않으려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이 줄어야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은 유럽 각국을 묶는 연결망 확보다. 유럽은 2009년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이후 파이프라인 건설로 가스 수송력을 높여왔다. 2011년 폴란드는 체코와 손잡고 '스토크 파이프라인'을 완공했다. 슬로바키아도 최근 헝가리와 연결되는 새로운 수송관을 건설했다.


그러나 유럽 전역을 묶는 공급망은 여전히 부족하다.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100%에 이르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는 러시아 아닌 다른 나라로부터 가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없다.


평년 수준을 웃돈 겨울 고온 덕에 현재 유럽의 가스 재고량은 360억㎥로 지난해보다 150억㎥ 많다. 하지만 가스 공급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으면 재고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천연가스 대신 액화천연가스(LNG)를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러나 천연가스 액화 과정에 많은 비용과 인프라가 필요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등 아시아의 LNG 수요가 늘어 가격이 오르는 것도 부담이다.


러시아 아닌 다른 나라에서 가스를 수입하거나 아예 유럽에서 가스 생산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중동이나 북아프리카는 정국불안이 러시아보다 심하다. 게다가 유럽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거의 고갈된 데다 크고 작은 규제로 개발조차 어렵다.


미국산 셰일가스를 공급 받는 데도 걸림돌이 많다. 현재 미국의 셰일가스 시추 및 운송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최근 미국에서 자국산 에너지 수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이에 반대하는 국민과 기업이 많다.


유럽이 단기간에 '러시아산 에너지 중독'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하지만 크림 충격으로 유럽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유럽은 국가 간 가스 공급망 강화, 수입 다변화, 국가 간 에너지 협력 강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북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사용이 늘고 있는 수력·풍력 등 대체에너지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러시아에 대한 협상력도 강화해야 한다. 러시아가 남아도는 에너지를 수출하려면 어차피 글로벌 금융시장에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대한 금융제재 강화로 에너지를 무기화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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