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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를 통해 본, 영화 속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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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007 등에서 악의 축으로 묘사..한국은 '돈벌레' 나라서 IT강국으로

'어벤져스'를 통해 본, 영화 속 한반도 영화 '어벤져스'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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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내년 개봉 예정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가 최근 한국 촬영을 진행하고 있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촬영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 한국 영화시장에 대한 할리우드의 관심을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해 영화관객 수만 2억명을 훌쩍 넘은 한국 영화시장은 할리우드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대형 시장이다. 부정적이기만 했던 할리우드 영화 속 한국에 대한 묘사가 점차 바뀌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 악의 축 '북한'…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시대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할리우드 영화에서 북한은 중동 지역과 함께 중요한 적대국으로 묘사됐다. 미소 냉전의 가장 큰 혜택을 입은 첩보물 '007'이 1990년대 들어 냉전시대가 종식되면서 시리즈의 동력을 잃게 되자, 새롭게 찾은 적이 바로 '북한'이다. '007 어나더 데이'는 조지 W.부시 당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그 해 연말에 개봉한 작품이다. 당시 이 영화가 보여준 북한에 대한 강도높은 적개심과 한국의 상황에 대한 어설픈 묘사 등으로 네티즌들 사이에선 보이콧 운동도 일어났다.


2010년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영화 '솔트'와 이병헌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지.아이.조 2'에서도 첫 도입부를 북한과의 대치상황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한반도의 예민한 정세를 오락으로 뽑아냈다는 점에 불편함을 느낀 국내 관객들도 다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개봉한 '백악관 취후의 날'에서는 아예 북한 출신 테러리스트가 백악관을 접수하고, 대통령을 위협한다. 같은 해 개봉한 '월드워Z'에서는 한국 평택에 있는 미군기지가 '좀비' 바이러스의 발병지로 등장한다.

'어벤져스'를 통해 본, 영화 속 한반도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 중에서


◆ 'IT강국, 스마트 대국' 등 긍정적 이미지로 변화 =그동안 '돈벌레', '일벌레'로만 묘사됐던 한국인과 한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묘사한 할리우드 영화도 늘고 있다. 경제와 정보기술의 발달이 한 몫을 했고, 여전히 '미지의 나라'라는 이미지도 곁들여져 있다. 2008년 개봉한 '예스맨'에서 주인공 짐 캐리는 긍정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하고는 한국어 강좌의 광고를 보고 한국어를 배운다. 2009년 영국 SF영화 '더 문'은 달기지라는 제한된 공간을 무대로 하고, 곳곳에 한글과 태극기를 등장시켰다. 달기지의 이름도 '사랑(SARANG)'이었다.


영화 '오션스13'에서 알파치노는 "삼성이 만든 명품 핸드폰"이라고 말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2012년 개봉작 '본 레거시'에도 서울 강남일대와 지하철이 등장했지만 1분30초라는 짧은 시간에 불과했다. 배우 배두나의 주연으로 화제가 됐던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는 미래의 서울이 배경으로 나온다. 서울이 영화 속 사건의 중심배경으로 다뤄진 첫 영화로 화제를 모았지만, 다다미방과 벚꽃이 흩날리는 모습 등이 오히려 일본풍에 가깝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렇다면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는 한국이 어떻게 그려질까. 마블 스튜디오가 한국 측과 합의한 양해각서에 따르면 작품에서 한국은 '현대적인 첨단 국가'로 그려낼 예정이다. 한국 여배우 '수현'도 천재 과학자로 출연한다. 미첼 벨 마블스튜디오 부사장은 "최첨단 기술과 압도적인 풍경, 독특한 건축이 어우러진 한국은 최적의 촬영 장소"라고 말했다. '어벤져스2'가 담은 한국 모습은 20분 분량이며, 내년 5월 확인해볼 수 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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