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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코치도 우리 그라운드 보고 놀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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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만㎡ 너른 부지에 세운 상무 요새, 태릉선수촌 압도하는 체련단련실 등 갖춰…도민체전·세계군인체육대회 오픈

"프로 코치도 우리 그라운드 보고 놀라요" 문경 국군체육부대[사진=문경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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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경상북도 문경에 국군체육부대가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 등에 따른 환경 변화로 지난해 10월 10일 거점이었던 성남에서 완전히 터전을 옮겼다. 호계면 견탄리 228번지 일원 146만8천㎡ 땅에 4년여 공사 끝에 건립한 새 훈련장은 메인스타디움, 종합경기장, 종합훈련장, 축구장, 야구장, 럭비장 등 54개 건축물로 구성됐다. 공사비만 3173억 원이 들어간 이곳을 지난 1일 탐방했다.

문경은 국내 제2의 탄전지대였다. 한때 73개의 탄광이 있었지만 1994년 7월 30일 은성광업소의 폐광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여파로 절반에 가까운 인구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1974년 16만1125명이었던 문경의 인구는 올해 1월 7만6245명으로 집계됐다. 남은 시민들은 천혜의 자연자원을 바탕으로 한 관광사업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오미자, 사과 등 농업분야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국군체육부대는 못잖은 자랑거리다. 최신 체육시설로 부대원의 기량 향상은 물론 대회 개최, 국내외 스포츠 팀의 전지훈련 등을 유도한다. 문경시는 연간 방문객을 30만 명 이상으로 내다본다. 민간인의 출입이 잦다보니 다른 부대에 비해 통제가 덜하다. 정문에 바리케이드와 위병소가 있지만 5일 전에 요청하면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단 신분증을 제출해야 한다.

"프로 코치도 우리 그라운드 보고 놀라요" 문경 국군체육부대 체력단련실[사진=이종길기자]


정문에서 가장 가까운 건물은 실내종합경기장이다. 여기서 다양한 경기가 열린다. 1일에도 주차장에 대형버스가 많았다. 제42회 춘계 전국 남ㆍ여 중ㆍ고등학교 유도연맹전이 열렸다. 이태영(49) 공보관은 "3월 27일부터 하루 약 1천명이 부대를 찾았다"고 했다. 규모는 꽤 크다. 6경기가 동시에 진행되는데도 공간이 남았다. 그곳에서 선수들은 제각각 자리를 잡고 경기를 준비했다. 이태영 공보관은 “거의 모든 실내종목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올해 경북 도민체전과 내년 세계군인체육대회가 이곳에서 열린다. 관중석에서는 학부모들이 초조하게 자녀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대부분은 따로 간식거리를 싸왔다. 매점이 없어서다. 아주머니 두 명이 파는 커피가 전부다. PX를 이용하려면 15분 이상을 걸어가야 한다.


국군체육부대는 28개 종목 선수들을 관리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해 올해 아이스하키, 빙상, 스키 등 동계종목을 추가했다. 선수들은 아이스링크가 없어 간부, 코치의 인솔 아래 태릉선수촌 등에서 훈련한다. 이 때문에 최근 몇몇 간부들은 곤욕을 치렀다. 아이스하키의 김원중(30)이 김연아(24)의 남자친구로 밝혀져 서울과 문경을 거의 매일 오고가야 했다.


문경으로 불러들일 수도 없다. 국군체육부대 운영의 가장 큰 목적은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이다. 그동안 엘리트 스포츠선수 육성의 산실 역할을 해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상무의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메달 기여도는 약 28%다. 최근에는 컴퓨터로 선수관리과학화 시스템을 구축해 선수들의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한다. 자료를 통합 분석해 과학적인 훈련기법 등을 제공한다. 실내훈련장이 그 산실이다.


"프로 코치도 우리 그라운드 보고 놀라요" 문경 국군체육부대 수영장[사진=이종길기자]


체력단련실은 태릉이나 진천선수촌을 압도하는 규모다. 1, 2층에 각종 웨이트트레이닝 도구, 장비 등이 500여개 배치됐다. 축구의 이근호(29)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기다려본 적이 없다"고 했다. 체력단련실 2층에는 육상 트랙도 있다. 이태영 공보관은 "육상선수들이 비나 눈이 올 때 훈련하는 곳"이라고 했다. 재활시스템도 잘 돼 있다. 야구의 박종훈(23)은 2억 원에 가까운 기구로 매일 허리를 치료한다. 입대 전까지 병원에서 7만원씩을 주고 썼던 기구다.


정식 규격을 갖춘 수영장에서는 3월 22~23일 전국학생핀수영대회가 열렸다. 이곳에는 다른 종목 선수들도 나타난다. 야구의 정영일(26)은 매일 40분씩 물속에서 달리기를 한다. 그는 "근육을 부드럽게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훈련 뒤에 근력 수준까지 체크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시설 면에서 메이저리그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야구장에는 카메라 3대가 설치됐다. 투수와 타자들은 대기실에서 동영상을 통해 자신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박치왕(45) 야구부 감독은 "프로구단 코칭스태프도 놀라고 갈 정도로 시설이 훌륭하다"고 자랑했다. 축구팀은 훈련장이 다섯 곳이나 있다. 메인스타디움, 인조잔디구장, 훈련장 2곳, 풋살장 등이다. 이근호는 "K리그 클럽하우스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울산 현대 동료들에게 상무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데 (한)상운(28)이와 (강)민수(28)가 5월 19일 입소할 예정"이라고 했다.


"프로 코치도 우리 그라운드 보고 놀라요" 야구장으로 이동하는 상무 선수들[사진=이종길기자]


이곳도 군대이므로 규율은 엄격하다. 김종도(49) 정훈공보실장은 "선수들도 일반 사병들처럼 유격, 혹한기훈련 등을 받는다"고 했다. 박치왕 감독은 그런 과정을 거쳐 달라진 선수로 고원준을 꼽았다. 2012년 12월 2일 부산 시내에서 음주 교통사고를 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롯데 구단으로부터 제재금 1200만원과 사회봉사활동(유소년 야구지도) 96시간의 징계를 받은 투수다. 박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2인1실 숙소생활을 하며 많이 차분해졌다”며 "더 이상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고원준은 이날 롯데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큰 목소리로 응원하며 동료의 장비를 챙겼다. 경기 뒤에는 우렁차게 외쳤다. "충성. 수고하셨습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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