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김승미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산업은행이 제안한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인수와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과 동부제철 인수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라며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권 회장은 1일 서울 동작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박태준 명예회장 묘소를 참배한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동부제철의 실사 과정은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산업은행과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인수 제안과 관련해 '비밀유지약정'을 맺고 실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산은이 포스코 측에 공식적으로 인수 제안을 한 것에 따른 후속 작업에 돌입한 셈이다.
당초 포스코 측의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산은이 최근 공식적인 제안에 앞서 비공식적으로 인수를 제안해 포스코 측에서 검토를 했으나 인수 메리트가 없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포스코의 사업 포트폴리오상 동부제철 인천공장 및 동부발전당진 인수로 중복 투자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바닥으로 내려간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포스코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포스코는 그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재무구조가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권 회장도 취임 일성으로 비핵심 사업을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이 같은 부정적인 요인에도 불구 포스코가 산은의 패키지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나선 배경에 여러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우선, 동부제철 패키지 인수를 외면할 경우 중국 철강업체들이 국내 시장 장악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이 포스코를 고민에 빠지게 하고 있다. 현재 동부제철 인천공장 인수에 중국 바오산그룹과 안산강철, 수도강철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도 '맏형'인 포스코가 인수해 안방을 지켜주길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한편 권 회장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한 것과 관련해 "포스코 더 그레이트, 위대한 포스코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지기 위해 창립기념일을 맞아 포스코 창립에 가장 큰 역할을 하신 두 주인공을 만나 뵈러 왔다"고 말했다. 포스코 회장이 창립기념일에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참배에는 권 회장과 김진일 대표이사 사장, 황태현 포스코 건설 사장 등 포스코 본사 임원과 서울 소재 계열사 사장 등 25명이 참석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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