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카페24) 대표, 해외몰 1만개 구축 관리.."규제없어 진정한 블루오션"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10~2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여성의류전문 쇼핑몰 '츄'(chuu.co.kr)는 지난해 8월 영어와 중국어, 일어로 번역된 해외쇼핑몰(해외몰)을 오픈했다.
해외몰 오픈 초기 전체 매출에서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5%(월 매출 기준)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3개월 새 해외 비중은 40%까지 높아졌다. 츄의 해외 비중은 해외몰 오픈 6개월 만에 500% 증가했고, 올해 해외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노우보드 의류 전문몰 '롬프'(eromp.net)를 운영하는 조우빈 사장은 창업 당시부터 롬프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생각했다. 이미 7년 전부터 중국을 시작으로 러시아, 일본, 유럽 등에 상표권을 등록하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조 사장은 해외 보드복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감안해 자체 제작 시스템을 통해 가격ㆍ품질 경쟁력을 키웠다. 현재 롬프의 해외매출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 정도다. 해외 매출로 보면 러시아가 7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유럽과 일본, 중국, 호주 등 시장에서 올린다.
츄, 롬프, 스타일난다 등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인터넷몰의 공통점은 사업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해외에서 인정받는 이들 쇼핑몰이 바로 심플렉스인터넷(브랜드명 카페24)의 고객이라는 점이다.
개인정보보호를 위한 공인인증서나 액티브X가 요즘 수출(역직구)을 가로막는 '암덩어리 같은 규제'로 꼽히지만 이들 해외몰에서는 애당초 문제가 되지 않았다.
쇼핑몰 구축 단계부터 해외시장을 겨냥해 만들어져 주민등록번호가 없으면 회원가입조차 안되는 국내 인터넷몰과는 차이가 있다. 페이팔, 엑심베이 같은 해외결제 전용방식(PG)을 적용해 공인인증서나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아도 결제에 문제가 없다.
카페24라는 온라인쇼핑몰 구축과 운영,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원스톱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의 현지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2~3년전까지는 국내 온라인쇼핑몰 구축에 주력했지만 요즘엔 한류붐을 타고 해외몰 부문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카페24를 운영하는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47ㆍ사진)를 최근 서울 신대방동 본사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역직구는 지금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모든 장벽은 혁신에 의해 사라지고, 무역이나 전자상거래의 발전으로 국가 경계가 없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소비자들이 인터넷에서 초반에 필수품을 찾다가 그 다음 단계로 가치소비를 한다"며 "우리 고객사들이 말하는 게 전문몰 스타일이고, 이런 제품들이 최근 몇년 새 시장에서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달리 해외시장에서 먹힐 만한 브랜드제품을 공급할 중견기업이 없다는 한계때문에 이제껏 역직구가 활성화되지 못했지만 가치소비 발달로 개성있는 제품을 생산하는 소(小)기업이 날개를 달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한류'를 최대 마케팅 무기로 꼽았다. 이 대표는 "한류라는 게 세계적으로 먹히니까 한국의 콘텐츠, 의류, 악세사리 등 무언가 스타일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기를 증명하듯 3년전 100개가 채 안됐던 카페24의 해외몰 구축 실적은 지난달 말 현재 1만개로 100배 이상 성장했다. 1998년 이 대표가 창업한 심플렉스인터넷은 2003년부터 국내쇼핑몰 구축 사업을 시작했고, 2010년 400억원, 지난해 6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목표 매출액은 1000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요즘 일등공신은 해외몰의 성장이다. 380명이던 직원수도 그 사이 750명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조건만 맞는다면 아마존이나 일본 라쿠텐, 중국 티몰 등에 입점해 물건을 팔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했다. 카페24는 이들 사이트와의 마케팅 제휴를 비롯해 지난 3~4년 간 중국과 미국, 필리핀, 일본 등에도 해외법인을 세웠다.
카페24는 현재 영어, 중국어, 일어로 번역된 해외몰을 구축하고 있다. 이달 중에 스페인어와 포루투갈어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이렇게 되면 전세계 인터넷몰 소비자의 90% 가량과 소통할 수 있다.
대구 출신인 이 대표는 93년 포스텍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99년 심플렉스인터넷을 창업했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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