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본사 가보니…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014년은 에어버스가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제작사임을 확고히 하는 중요한 한 해다." - 파브리스 브레지에 에어버스 회장 -
유럽의 해가 움트고 있었다.
지난 24~28일간 찾은 에어버스는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사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 전 방위적인 노력에 한창이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3시간의 비행 끝에 25일 오전 9시에 도착한 '에어버스 독일' 함부르크 공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소속 A380 1호기가 기자를 맞았다.
말갛게 씻은 얼굴로 아시아나의 제 2창업의 상징이 될 항공기는 프랑스 툴루즈에서 최종 조립을 마친 뒤 이곳에서 색동저고리를 입었다.
독일은 전후방 동체, 프랑스는 조종석과 중간동체, 영국은 주날개와 수직날개, 스페인은 수평 꼬리날개를 제작해 프랑스 툴루즈에서 최종 조립된 항공기였다.
미국 보잉사와 대적하기 위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 스페인 등 4개국 항공기 제작사가 '에어버스'로 통합된 결과다.
션 리 아시아태평양지역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26일 프랑스 툴루즈 에어버스 본사에서 "효율성을 중시한 결과"라며 "독일은 동체 제작, 프랑스는 최종 조립·마케팅 등을 전담해 고용 창출 등 경제 효과를 각 국에 나눠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에어버스는 지난해말 기준 수주잔량 5559대로 보잉의 5080대를 앞선 상태다.
에어버스의 하늘 공략은 잠재적 경쟁자이자, 세계 최대의 항공기 수요를 보유한 중국에까지 뻗어 있었다.
툴루즈에 에어, 28일 찾은 파리 시내는 중국 주석인 시진핑 방문으로 도로 교통이 마비됐었다. 교통 생지옥인 파리에 국빈의 방문은 문화재를 차 안에서 즐길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프랑스 정부는 소득이 있었다. 올랑드 프랑수아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025년까지 60억달러(약 6조4302억원) 규모의 새로운 항공기를 중국에서 조립·생산하는데 합의했다.
이에 따라 에어버스는 중국 톈진 공장에서 10년간 A320 1000대를 생산한다. 또 A330 70대도 중국에 들여놓는다. 제 2공장의 설립 및 터보 프롭 엔진을 개발하는 것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정부가 자체적으로 항공기 개발에 나서 잠재적 위험이 되는 것을 막고자하는 조치이자, 세계 최대 시장을 보잉에 앞서 침투하겠다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일본 JAL항공과도 첫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은 제 2차 세계대전 후 보잉사의 항공기만을 운영해왔다. ANA항공은 이달 A320neo 7대와 A321neo 23대 구입 계약 체결키도 했다. '에어버스 일본'까지 설립하며 공략 강화에 나선 결과다.
이는 에어버스의 부품 제작 협력사인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 한국항공우주산업 등 우리나라 항공제작업계에도 희소식이다.
다만 우리나라 7개의 항공사가 60여대의 항공기를 운영 중이고 50여대 최신예 항공기를 주문한 와중에서도 에어버스는 생산기지는 커녕, 서비스센터 하나를 운영 중이다.
유럽의 해는 떠오르는데, 한국까지 오는 햇살은 미명을 거두기도 어려운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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