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한 때 미국 기업들의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내게 했던 '차이나 드림'이 그 빛을 잃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중미국상공회의소가 최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 365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중국 정부의 외국계기업 때리기, 인터넷 검열, 환경오염 등으로 중국에서의 기업 활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80%에 가까운 설문 참가 미 기업들이 지난해 중국에서의 매출에 대해 조금 증가하거나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중국에서의 매출이 늘었다고 답한 미국 기업 비율은 지난 3년 사이에 41%에서 23%로 반 토막 났다.
마크 듀발 주중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의 현재 경제모델은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환경 속에 각종 생산 비용이 올라가고 있으며 일부 투자 계획들은 철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서 이익을 내는 미국 기업들이 여전히 있기는 하지만 예전만큼 그 강도가 세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외국계 기업을 상대로 강도 높은 가격 담합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인터넷 검열, 환경오염 등을 기업 활동을 어렵게 하는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미 기업 가운데 40%는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가격 담합 조사와 벌금 물리기가 외국계 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중국 CCTV(중앙TV방송)는 지난 15일 방영된 기업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晩會)'를 통해 일본 카메라업체 니콘과 호주 유제품업체 OZ 우유를 집중 파해 쳤고 결국 기업들의 사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물론 가격담합 조사를 전담하고 있는 중국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의 의도적인 '외국계 기업 때리기'는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55%가 넘는 미국 기업들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도 기업 활동에 어려움을 겪게 한다고 답했다.
또 미 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최근 중국 대도시의 극심한 환경오염으로 고위급 경영진을 고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일본 전자업체 파나소닉은 지난주 중국의 환경오염을 이유로 중국 파견 직원들에게 특별수당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기업들의 41%는 중국에서 과거 보다 덜 환영받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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