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북한과 일본은 19일 중국 선양(瀋陽)에서 적십자 회담을 열고 2차 대전 전후 혼란기에 현 북조선(북한)에서 사망한 일본인 유골 수습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오후 7시(현지시간) 30분까지 회담한 후 휴식을 취한뒤 다시 회담을 이어갔으며 오후 10시께 첫날 회담을 마쳤다.
다사카 오사무(田坂治) 일본적십자사 국제부장은 회담 휴식 때 기자들을 만나 “실무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든 일정이 끝난 후에 어떤 결과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해 유골 수습 문제가 진전을 보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또 양측 외무성 과장들이 비공식협의를 갖고 2012년 11월 이래 중단된 국장급 협의 재개를 논의했다. 적십자회담은 20일까지 열린다.
회담에는 일본측에서 다사카 부장과 전몰자사업을 소관하는 후생노동성 담당자가 참석했고 북측에서는 리호림 조선적십자회 서기장 등이 참석했다.아울러 양국 외무성에서는 오노 게이치(小野啓一) 북동아시아과장, 류성일 일본과장이 동석했다.
앞서 리 서기장은 회담 모두에 “북조선과 일본 쌍방이 성과를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 회담을 생산적인 것으로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호소하고 싶다”고 강조했으며 기자단에는 “내일(20일) 회담이 끝나면 결과를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다사카 국제부장은 “유골 문제에 대한 진솔하고 깊은 논의가 있길 기대한다”고 인사말을 했다.
일본 정부는 태평양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 주둔한 일본군과 종전 후 귀국하지 않은 사람 등 3만4000여명이 북한 지역에서 숨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이 가운데 1만 3000여 구의 유골은 종전 직후 일본으로 보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제 강점기 일본 공장이 있던 청진과 평양에는 유골 2만1000여구가 북한 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내에는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일본과 북한 정부가 접촉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있었으며 정부간 협의시 납치문제는 물론,핵과 미사일,안보문제도 해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밤 양측 외무성 담당 과장들의 개별협의에서 일본측은 일본인 납치문제를 제기했으며 이른 시일안에 국장급 공식 협의를 개최하자고 제안하고 북측과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희준 외교·통일 선임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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