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 침해 경보 발령...개인정보 유출되고 수수로 명목 선금 챙긴 후 도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 자영업자 김모씨는 최근 '저금리 대출 사기' 때문에 낭패를 볼 뻔했다. 급전이 필요하던 차에 'OO캐피털' 명의로 온 문자를 보고 대출 신청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3%대 금리'라는 말만 믿었는데 중개업자가 잠적해 버리는 바람에 1000만원의 빚과 39%의 이자까지 물어야 했던 것. 그러나 김씨는 서울시 민생침해 신고시스템 '눈물그만'에 즉각 신고했고 결국 이자를 감면 받을 수 있었다.
최근 기승을 부리는 '시중금융기관을 사칭한 저금리 대출사기'에 따른 시민들의 피해를 막고자 서울시가 나섰다.
시는 18일 오전 11시 서민들을 유혹하는 저금리 대출사기를 예방하고자 '저금리 대출사기 주의' 민생침해 경보를 발령하고, 시 홈페이지·트위터·페이스북·카카오스토리 등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일제히 주의메세지를 전달한다. 시는 지난달 24일 ‘연아야 고마워 등 소치올림픽 스미싱 주의’ 경보를 발령한 바 있다.
저금리 대출사기를 저지르는 업체들은 'OO은행, OO캐피탈, 행복기금' 등을 가장한 문자나 전화를 발송해 3~5%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다고 유인한 뒤 계좌·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수수료 명목으로 선금을 챙기고 잠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행복&기금 년 3.65%로 사용가능합니다', '고객님 당일 대출 승인 나셨는데 연락이 안되시네요. 빨리 연락주세요. 00캐피탈'과 같은 문자를 받으면 절대 응하지 말고 118로 신고해야 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대출 사기 관련한 스팸은 올해 1, 2월 동안 20만건, 보이스피싱은 약 4800건 정도 발생했다. 특히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저금리 대출을 미끼로 하는 내용이 많았다. 개인정보 유출이나 수수료 명목의 선금을 챙기는 수법 외에도 현재는 신용도가 낮으니 한두달만 고금리 대출을 받고 저금리로 전환시켜준다고 속인 후 중개업자가 잠적해 연 39%(대부업법상 최고이율)의 높은 이자를 물리는 사례도 있었다.
현재 은행이나 금융회사는 본인의 동의 없이 문자를 보낼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에 은행, 캐피털, 행복기금을 가장해 대출을 권하는 문자는 대부분 사기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대출관련 스팸이나 전화를 차단하려면 한국인터넷진흥원으로 신고해야 한다. 대출사기 피해를 당한 시민은 서울시 민생침해 신고시스템 '눈물그만' 또는 120 다산콜센터로 신고하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
정광현 시 민생경제과장은 "앞으로 시 홍보매체를 총 동원해 시민 피해 예방을 위한 경보를 지속적으로 발령하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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