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우크라이나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여부를 결정할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 도발을 감행했다.
수십 명의 러시아 공수부대원들이 헬기를 이용 크림반도 바로 위에 위치한 우크라이나 대륙 남단 헤르손주(州)의 해안 마을에 침투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작전에 4대의 헬기와 3대의 장갑차를 동원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추가로 스트렐코보예 마을로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트렐코보예 마을엔 아조프해 지역 생산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운송하는 가스공급기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측은 이날 작전의 이유로 크림 자치정부로 이전된 우크라이나 에너지개발 국영기업 '체르노네프테가스'의 가스공급 기지를 테러 행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군 침투에 대항해 우크라이나는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켰으며 낙하산 부대와 지상군도 동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반격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 러시아군이 이전 위치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에선 러시아군이 여전히 마을을 점령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지금까지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크림반도만을 군사적으로 장악하고 있던 러시아가 반도 밖의 우크라이나 영토에 직접 군사력을 투입한 사건으로 양국 간 갈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도 이날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충격적인 긴장 고조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만약 러시아가 크림에서 한 일에 더해 우크라이나 남쪽 경계도 넘었다면 이는 아주 충격적인 긴장 고조 행위"라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16일 주민투표를 앞둔 크림공화국을 사실상 무력 점거한 상태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평화로운 국민을 지켜달라는 많은 요청을 받고 있다"면서 "이같은 요청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혀 우크라 내 주민들의 지원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적 무력 개입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미국은 크림반도가 위치한 흑해에서 군사 훈련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러시아가 크림 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재고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은 1차 제재로 러시아와 비자 면제협정과 새로운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중단을 선언했으며 크림 주민투표 후 2차 제재로 우크라이나 사태와 연관이 있는 러시아 인사의 EU 입국금지와 EU 내 자산동결을 예고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