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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증 없어도 개통"…이통사 대리점 '개인정보 불감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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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고객정보 '회전문 텔레마케팅'
이통사 과열 경쟁이 원인

"신분증 없어도 개통"…이통사 대리점 '개인정보 불감증'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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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회사원 A씨는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휴대폰 보조금을 검색하던 중 깜짝 놀랐다. 자신을 휴대폰 판매점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모씨가 가입자 서류들을 찍은 사진을 버젓이 첨부해 "보조금이 많이 풀렸으니 빨리 개통하라"고 올린 글을 본 것이다. 사진에는 이름, 주소, 주민번호, 계좌번호까지 다 보였다. A씨는 "보조금 많이 타려고 하다가 개인정보쯤은 쉽게 노출될 수 있겠다"라고 우려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고객 정보를 쉽게 조회할 수 있는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의 '개인정보 불감증'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판매점에서는 신분증이 없어도 주민등록번호만 대면 나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고객이 제출하는 신분증과 해당 고객의 얼굴을 대조하는 것이 사실상 본인 확인 절차의 전부인데 이것조차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최근 신분증을 깜빡하고 휴대폰을 사러갔다가, 대리점 직원이 본인 확인도 하지도 않은 채 본인의 요금제와 통화 패턴을 열거하며 상담하는 것을 보고 놀란 B씨는 "다른 사람이 내 주민등록번호를 외우고 와서 내 정보를 조회해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다"고 당황해했다. 이처럼 고객 개인정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관행 탓에 휴대폰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내 정보가 줄줄 새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의 대리점, 판매점에서 이뤄진 이번 고객 정보 유출의 가장 큰 원인을 '과열 시장 경쟁'에 있다고 지목한다. 이통3사 고객 정보를 서로 맞교환하는 식으로 휴대폰 텔레마케팅(TM) 업체에서 유통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TM 업체에서는 고객들의 이름, 나이, 주소, 쓰는 요금제, 핸드폰 기종, 약정기간과 같은 정보를 전부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정확한 타깃을 확보해야 타사에서 한 명이라도 가입자를 더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개인정보가 유통되는 방식은 대리점과 판매점에서 모은 고객정보를 한 번은 SK텔레콤 TM 업체에 KT와 LG유플러스 고객 정보를 몰아줬다면, 다음에는 KT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고객정보를 몰아주는 것이다. 그는 "본사에서도 개인정보가 돌고 도는 문제를 알고 있지만 대리점과 판매점이 워낙 숫자가 많고 관리가 안 돼 일일이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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