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777-200 항공기가 실종 이틀째를 맞이한 가운데 수색작업이 한창이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9일 미국 CNN 방송은 수색작업이 실종 항공기로부터 마지막 신호를 받은 지역 주변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수색에 진전이 나타나진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샤무딘 후세인 말레이시아 교통장관은 "항공기가 운항 도중 회항했을 가능성도 열어 두고 수색 작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당국 외에도 중국, 싱가포르, 필리핀, 미국 등 여러 국가가 수색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추락 예상 지점 인근인 베트남 남부해역과 말레이시아 영해의 중간지점에 기름띠가 발견된 것 외에 별다른 추락 흔적은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베트남 당국은 전날 항공기를 동원, 사고추정 해역을 수색하던 도중 남단 까마우와 토쭈 섬에서 각각 약 150㎞와 190㎞ 떨어진 해상에 떠 있는 기름띠를 발견한 바 있다.
항공기 수색이 한창인 가운데 수사의 초점은 테러 가능성에도 맞춰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테러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국가안보 기관들이 수사하고 있으며 정보기관과 대(對)테러 조직도 동원된 상태다. 미국 정부도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테러 공격을 당했는 지를 조사하고 있다.
테러 가능성은 실종된 여객기의 탑승자 2명이 도난 신고된 여권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높아졌다. 이탈리아 외무부와 오스트리아 외무부는 각각 탑승자 명단에 있는 자국인이 도난 여권을 사용해 탑승한 것으로 확인했다. 탑승자 명단에 올라 있던 2명은 최근 여권 도난 신고를 한 적이 있으며 여객기에는 탑승해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항공 측은 사고기 조종사가 어떠한 구조신호도 보내지 않았다며 실종 직전에 기내에서 급박한 상황이 벌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고가 난 여객기 보잉 777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기종 중 하나로 꼽히며 조종사 역시 경력이 많은 베테랑이었다. 게다가 이륙한지 2시간이 지나 항공기가 고공비행 중인 상태에서는 '오토 파일럿'이 가동돼 비행기가 자동으로 운항을 하고 조종사가 미세한 조종만 하기 때문에 항공사고가 발생하는 게 드물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