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일본은 우리보다 10배나 많은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공적개발원조) 자금을 앞세워 전 세계 인프라 시장에 일본기업이 진출할 수 있게 돕고 있고, 중국은 아프리카에만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원조를 통해 자원 개발을 싹쓸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믿을 데라고는 정부와 기업간의 유기적인 협력, 특히 수출 최전방에서 뛰고 있는 상무관들의 지원 밖에 없습니다."
6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주최로 열린 해외상무관 초청 오찬간담회에 참석한 한 기업인은 이 같이 말하며 상무관들의 지원을 요청했다.
실제 2011년 일본이 지출한 ODA 자금은 108억달러로 한국의 13억 달러보다 10배가량 많다. 대부분의 ODA 자금이 개발도상국의 인프라 개발에 사용되며, 증여국 정부의 기업과 연계되는 경향이 많은 점을 감안할 때 일본 기업의 경우 우리기업보다 수주 기회가 10배 정도 많은 셈이다.
중국은 2000년부터 약 10년간 아프리카에 750억달러 이상 원조했으며, 지난해에는 시진핑 주석이 향후 2년간 200억달러를 아프리카에 원조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전폭적인 원조를 통해 중국은 2009년부터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으며, 자원, 인프라 프로젝트부터 건강, 보건 및 교육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넓혀 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아프리카에 대한 ODA 규모는 2011년 기준 약 1.8억 달러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상무관들은 아시아 국가의 인프라 프로젝트 발주 정보, 아프리카 및 중동의 자원개발 정보, 미국의 新보호무역주의 정책 등 다양한 현지정보를 기업인들에게 제공했다.
참가기업들도 진출예정 국가에 대한 정보 입수와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 당하고 있는 제도적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기업이 제기한 애로사항은 중국, 아시아 국가의 정부조달시장의 자국기업 우대 정책 및 정보 부재, 통관관련 어려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부재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내용이었다. 중국에 대한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중국 정부발주사업의 경우 정보가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우리기업이 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며 정부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관련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이 자리에서 "올해 수출전망이 밝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흥국 금융불안,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의 대외여건이 우리 수출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런 때 일수록 상무관들의 지원이 우리 기업들에게 필요하며, 무역 2조 달러 달성을 위해 힘을 합쳐 나가자"고 강조했다.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24개국 주재 27인의 상무관 및 에너지관이 참석한 오찬 간담회에는 박 전무를 비롯해 유석진 코오롱 전무, 이광국 현대차 상무 등 전경련 글로벌경영협의회 소속 임원 30여인이 참석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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