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스마트폰을 도난당했을 때 다른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원격으로 잠그거나 내부 자료를 삭제할 수 있는 '킬 스위치' 소프트웨어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법안이 미국 연방의회에 발의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제조사들은 미국에서 팔리는 모든 스마트폰에 추가 비용 없이 '킬 스위치'를 추가해야 한다.
17일 해외IT매체 지에스엠아레나에 따르면 이번 '스마트폰 도둑 방지법(Smartphone Theft Prevention Act)'은 애이미 클로부차, 바바라 미컬스키, 리차드 블루멘탈 등 3명의 상원의원이 발의했다.
하지만 일부 업계에서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법안이 순조롭게 통과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와 뉴욕 지방정부는 삼성전자 등 휴대폰 제조업체와 협력해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휴대폰에 킬스위치를 기본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킬 스위치를 기본적으로 탑재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들의 동의도 필요한데, 이들이 킬 스위치 도입을 반대해왔다.
미국 통신업계가 킬 스위치 도입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커들이 킬 스위치의 권한을 획득해 정상 사용자의 스마트폰도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휴대폰을 분실한 사람이 킬 스위치를 작동 시켰다가 다시 찾았을 경우 기기를 다시 사용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통신업체들이 수익에 눈이 멀어 일반인들의 휴대폰 분실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휴대폰 도난이 줄어들면 여태껏 이통사가 판매했던 분실 보험상품 판매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킬스위치는 도난 휴대폰을 원격으로 조작해 아예 사용 불능 상태로 만들어버리는 소프트웨어로 휴대폰 도난을 크게 감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어차피 무용지물이 될 휴대폰을 훔치진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늦어도 오는 6월부터는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킬 스위치를 신규 스마트폰 단말기에 탑재토록 할 예정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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