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LTE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보조금으로 땜질"
SK텔레콤 "세살박이도 알만한 어불성설"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2·11 대란으로 시작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신경전이 보조금 경쟁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헐뜯다 못해 상대방의 수장·투자계획 까지 거론하며 서로를 깍아내리는 데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날선 신경전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과열된 보조금 시장을 두고 '네 탓 공방'을 벌이던 경쟁구도가 인신공격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2일과 13일 양사는 각각 공식 입장자료를 통해 2·11 대란의 원인이 상대방에 있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이 "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들며 "대규모 보조금 투입을 통해 단기간 내 실적을 만회할 것을 암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방송통신위원회 조사 결과 주도사업자로 적발됐음에도 영업정지를 면하자 배짱 보조금을 남발하고 있다"면서 "LTE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한 것을 보조금으로 땜질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에 SK텔레콤측은 "LG유플러스는 통화품질 꼴지, 대규모 통화 장애 등 상품력이 열위한 것은 고객들도 이미 인지하고 있다"면서 "고객들의 이탈로 인한 추락을 보조금으로 막고 있는 꼴"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시장에서는 보조금 폭탄을, 밖으로는 경쟁사 비난을 퍼붓는 이중 플레이를 지속하고 있다"며 "세살박이 아이도 알만한 세상 이치를 호도하는 어불성설적인 주장"이라고 전했다. LG유플러스의 서비스 품질에 실망한 고객들이 늘고 있지만 보조금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또 SK텔레콤의 투자계획을 들어 "광대역LTE 등 적극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임에도 전년도에 비해 1000억원 이상 투자를 축소했다"면서 "서비스 분야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본원적인 경쟁력을 키워 정당하게 경쟁하기 보다는 보조금으로 일단 가입자만 끌어 모으면 된다는 생각을 드러냈다"고 강력 비판했다. 올해 통신사별 투자계획은 KT 2조7000억원, LG유플러스 2조2000억원, SK텔레콤 2조1000억원으로 SK텔레콤이 가장 낮은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이제서야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는 LG유플러스와 비교 시점부터가 다르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지금에서야 겨우 투자를 늘린 LG유플러스는 망 투자가 늦어진 것"이라며 "그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들에게 죄송해야 할 일이지 결코 자랑할 내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LG유플러스의 투자비는 주파수 전략 실패에 따른 상승이며 본원적인 경쟁력 때문이 아니라는 게 SK텔레콤의 주장이다.
양사의 신경전이 이만큼 날카로워 진 것은 지난 11일 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보조금 시장이 과열되면서 부터다. 이날 아이폰5s와 갤럭시노트3가 10만원에 팔리는 등 보조금 혈전이 펼쳐지면서 일부 사이트는 급기야 접속자 폭주로 마비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에 있다고 지적한다. 단통법은 이동통신사업자와 휴대폰 제조사들은 홈페이지에 단말기별 출고가ㆍ보조금ㆍ판매가를 공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누구나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이동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이 통과되면 보조금 경쟁을 할 수 없으니 이동통신사들은 그 전에 시장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보조금 경쟁을 하고 있다"며 "법안 통과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보조금 문제를 없애려 만든 법안이 오히려 보조금을 부추기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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