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주요 신흥국 중 대만과 함께 가장 탄탄한 경제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RB는 미국 연방의회에 제출한 '금융정책 보고서'에서 15개 신흥경제국을 대상으로 산정한 '취약성 지수'에서 대만과 우리나라의 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취약성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비율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최근 3년간 평균 물가상승률 ▲지난 5년간 민간부문에 대한 금융권 신용대출 추이 ▲GDP 대비 외화보유액 비율 등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산정됐으며, 수치가 높을수록 외부 변수에 따른 경제 취약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우리나라와 대만은 5.0 이하였으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멕시코 등은 5.0~10.0에 포함됐다. 터키와 브라질, 인도, 인도네시아 등은 10.0 이상을 기록해 가장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우리나라의 원화는 지난해 4월말부터 지난 6일까지 달러 대비 강세를 보여 FRB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신흥시장의 동요에서 벗어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5개 신흥국 통화 중 강세를 보인 통화는 원화와 중국 위안화 밖에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와 함께 취약성 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 대만의 통화 가치는 달러 대비 약세를 보였지만 하락률은 약세를 보인 13개 통화 중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루피아, 터키 리라,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달러 대비 20% 안팎의 약세를 기록해 가장 변동이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신흥시장의 금융상황 악화는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면서 "이들 국가에서 나타난 자산 투매(sell-off) 현상은 일정부분 같은 요인에 의한 것이지만 투자자들은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FRB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이 컸던 국가로 브라질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공, 터키 등을 꼽은 뒤 "브라질, 인도, 터키 등의 통화가치가 급락했으나 한국과 대만의 통화는 높은 탄력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