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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우주강국’ 일본의 로켓공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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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달리는 승용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이 갑자기 길안내를 멈췄다. 인터넷은 접속이 끊겼고, 스마트폰도 불통이다. 항공기는 착륙지점을 찾지 못해 상공을 떠돌았고, 항구로 향하던 선박도 항로를 잃고 헤맸다.


영화 ‘그래비티’처럼 우주공간에서 위성파편의 연쇄 충돌로 위성이 모두 작동을 멈출 경우 지구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들이다. 위성은 현재의 첨단문명을 가능하게 한 핵심 기술이다. 위성을 지구 밖 궤도까지 쏘아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이 로켓이다.

지난 7일 찾은 아이치현 나고야 소재 미쓰비시 도비시마 공장에서 만난 아소다 쇼이치로 미쓰비시의 우주사업부장(부사장)은 “로켓 사업은 택배”라고 했다. 위성을 정지궤도까지 ‘배달’하는 것을 빗댄 것이다.


이날 둘러본 도비시마 제2공장은 일본 우주산업의 심장부다. 일본의 모든 위성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로켓 ‘H2A’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탁 트인 공장에는 조립 중인 ‘H2A 24호’가 놓여있었다. 열차 한 량 크기를 넘는 원통 모양의 로켓 1단주와 2단주는 엔진을 제외하고 민낯을 드러냈다. 영하 235도의 극저온을 유지하기 위해 크리스마스전구에 사용되는 금박을 몇 겹으로 압축해 연료탱크 전체를 감싸고 있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본체는 격자 모양의 알류미늄 소재와 탄소섬유로 만들어졌다.

일본은 1960년대 초반부터 로켓개발에 나섰다. 핵심 기술은 미국으로부터 전수받았다. 냉전시대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미국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맞아 떨어진 덕분이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로켓을 쏘아올린 일본은 현재 로켓을 자체 개발해 발사할 수 있는 10개국 안에 포함된다.


정부 주도의 로켓개발은 2007년 일본 최대 중공업업체 미쓰비시중공업으로 전부 이양됐다.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해 시가총액 기준 일본 37위 기업으로 조선에너지철강항공우주 등의 분야에 진출해있다. 주력사업은 전력시스템으로 전체 매출의 35.1%를 차지한다.


하지만 집중 육성하고 있는 분야는 항공우주 분야다. 특히 우주분야는 전체 매출의 1%로 아직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쇼다 부장은 “전세계 로켓시장은 3000억엔 규모에 불과하지만 위성시장은 13조엔(1426조원 상당)에 달한다”며 위성을 배달하는 로켓시장의 잠재력을 높게 점쳤다.


실제 지난해 전세계 우주산업 매출액은 3043억1000만달러로 5년전에 비해 35%나 성장했다. 특히 같은해 로켓발사 산업 매출액은 전년대비 35%나 증가했다. 대부분의 제조업이 포화상태인 점에 비춰볼 때 우주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일본 로켓산업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아직까지 자국의 위성 수요만을 소화할 뿐이다. 지난해 발사한 우리나라의 아리랑 3호가 첫 손님이었다. 여기에 세계 발사체 시장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미국의 미국의 민간 로켓회사 ‘스페이스X’가 저가형 로켓을 내세워 유럽과 러시아가 석권한 로켓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발사비용이 비싼 미쓰비시중공업으로선 저가형 로켓개발이 선결과제인 셈이다. 미쓰비시중공업 역시 저가형 로켓인 'H3'를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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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해 러시아의 도움으로 세 번의 도전 끝에 한국형 로켓 나로호를 쏘아올렸다. 1400조원대의 세계 위성시장을 접수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은 셈이다. 미쓰비시중공업과 같이 목전의 수익보다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는 혜안이 있는 기업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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