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사는 김석원(68·가명)씨는 최근 100만원에 아웃도어 제품을 구입했다. 자녀의 대학 졸업 후 용돈을 주지 않는 김씨는 등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며 사는 중이다. 유산은 자신이 생을 마감할 때 물려줄 생각이며 일정 부분은 사회에 기부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른바 '신중년층'으로 불리는 50·60대의 절반가량이 남은 여생을 자신을 위해 투자할 생각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황혼이혼에 공감한다'고 밝혀 산업화의 주역인 중년층의 의식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니어 전문 웹진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한길리서치는 지난해 12월14~20일 전국의 50~60대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50~60대 정체성 및 성 의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5%가 앞으로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라고 답했다고 5일 밝혔다. '지금까지 내가 아껴온 사람들을 위해 살 것'이란 응답률도 52.1%를 차지해 헌신적인 경향은 여전하지만 자기 삶을 찾겠다는 인식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자식에게 재산을 상속하는 시기로는 50·60 세대의 76.9%가 '사망 시에 상속하겠다'고 밝혔다. 자식에게 미리 상속을 해주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는 100세 시대에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지 않으려는 세태와 60~70대 경제적인 주도권을 오래 유지하려는 부모들의 의지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재산 상속에 대해서는 46.6%가 '상속액을 나누어 기부도 하겠다'고 답했다. 전부 자식에게 상속하겠다는 응답과 전부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48.3%, 5.1%였다. 한편 응답자의 70.4%는 황혼 이혼에 '공감한다'고 답했으며 67%가량은 '부부간에 사랑이 없으면 헤어져야 한다'고 응답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연구소 소장은 "지금의 5060세대는 나이는 들었지만 독립적이고 왕성한 사회 활동 욕구가 강하다. 이들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여유를 즐기며 다양한 취미 활동을 한다"며 "시대 변화에 둔감하고 새로운 것을 익히는 데 거부감이 강한 전통적인 이전 세대의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다"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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