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남아공·러시아 등 통화 일제히 약세
코스피 1900선 한때 붕괴
전문가들 "단기 충격 예상"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이현우 기자] '아르헨티나 쇼크'가 국내 증시에 단기 충격 이상의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지난주에만 15% 폭락하는 등 이달에만 약 20% 평가 절하됐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둔 가운데 중국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하면서 신흥국 환율의 변동성을 자극하고 있어서다.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러시아 등의 통화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27일 장 초반 코스피는 지난해 8월 이후 5개월 만에 1900선이 무너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흥국 금융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 역시 단기 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28~29일 추가 양적완화 축소를 결정할 미국의 FOMC 회의도 증시 상승탄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최승용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의 속도와 규모를 현재보다 키우겠다고 하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현재 시장의 예상은 늘어도 200억달러 수준의 완만한 진행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금융불안이 신흥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는 데 무게를 뒀다. 한국의 기초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는 점과 신흥국 불안감으로 원ㆍ달러 환율의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점 등에서 단기 불안 상황이 마무리되면 수출주 비중이 높은 한국증시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하단은 많이 빠져도 1850~1870선 정도에서 지지될 것으로 봤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르헨티나 통화 위기 이후 환율이 꾸준히 오르면 원ㆍ달러 환율이 올해 1100원 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외국인 수급이 유입될 만한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이번주 거래일은 단 3일에 불과하다"며 "어떻게 보면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국면에서 시간적 여유를 벌 수 있는 시점"이라고 짚었다. 최근 실적부진, 실적쇼크를 기록한 이후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오히려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 얼마나 빨리 200일선(1951)을 회복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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