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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00·월세 50의 젊은 민달팽이…직장은 운수, 집은 '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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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하는 집의 경제학 1-4] 월세살이 2030세대에게 주택시장이란?
치솟는 전세 보증금에 월세 거주비율도 해마다 급증하며 부담 커져
옥탑방·반지하·고시원 전전하는 청년주거빈곤율 23.6%나


월급 200·월세 50의 젊은 민달팽이…직장은 운수, 집은 '웬수' 주거여건이 불확실한 청년 세대를 민달팽이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말그대로 민달팽이는 '집 없는 달팽이'다. 특히 청년층은 최저주거여건에 미달하거나 지하ㆍ옥탑방에 거주하는 인원, 주택 이외 고시원 등 기타 거처에 머무는 경우가 23.6%로 전체 인구 주거빈곤율(13.6%)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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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만만치가 않네 서울생활이란 게. 이래 벌어가꼬 언제 집을 사나.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오네. 월세 내랴 굶고 안 해본 게 없네. 이래 힘들라꼬 집 떠나온 것은 아닌데. 점점 더 지친다 이놈의 서울살이.'


인디밴드 장미여관이 부른 '서울살이' 가사에는 2030세대의 주거불안 현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20대 후반~30대 초반 사회초년생 중 가족과 떨어져 사는 이들은 대체로 보증부 월세로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산다. 주로 부모님이나 친척에게 빌려 보증금을 마련하고 월급의 10~30%를 월세로 지불한다. 비싼 집값으로 인해 '내집 마련' 꿈은 점점 더 멀어져간다.

서대문구 연희동 원룸에 사는 서용훈(28ㆍ가명)씨는 몇 달 전까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를 45만원씩 냈다. 수입의 35%나 주거비로 지출하는 것이 부담이던 그는 결국 부모의 도움으로 최근 보증금을 2000만원으로 높여 월세를 줄였다. 당장 모아둔 돈은 없고 은행에서 대출하는 것도 부담스러워 결국 부모님께 손을 벌린 것이다. 그럼에도 매월 부담을 덜 수는 없는 노릇이다.


평균적인 초년생은 주거를 위해 월세 부담을 피할 수 없고 세월이 갈수록 부담이 커지는 환경에 처한다. 단출한 세간살이는 사회생활 경력이 쌓이며 갈수록 늘어나는 데다 보다 넓고 쾌적한 공간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년차 직장인 박소희(28ㆍ가명)씨는 경기도로 이사 간 부모님과 떨어진 후 살던 작은 공간에서 좀 더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한 오피스텔로 옮겼다. 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5만원인 오피스텔을 찾은 것이다. 보증금은 언니가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돈으로 대고 관리비를 포함해 한 달에 50만원을 부담한다. 박씨 월급의 20%에 해당한다.


재정여건이 허락지 않으면 당장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직장과 먼 곳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다. 관악구 봉천동에 살고 있는 2년차 직장인 김민주(29ㆍ가명)씨는 왕십리에 반전셋집을 구하러 갔다 경악을 금치 못했다. 지은 지 10년이 넘은 원룸이었는데도 보증금 4000만원에 월세 35만원을 달라고 했다. 치안이 나쁘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어쩔 수 없이 가격이 저렴한 봉천동에 월세를 구했다. 이사를 가고 싶지만 이만한 가격에 월셋집을 구할 수 있는 곳이 흔치 않아 당분간 머무를 생각이다. 김씨는 앞으로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결혼을 해야 하는데 집은 어떻게 마련하고 가정을 꾸려 나갈지 걱정이 앞선다. 미래 때문에 암담한 지경이다.


이젠 원룸ㆍ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물론 아파트도 월세로 급속히 바뀌어 집을 사지 않는다면 월세부담을 계속 안고 살아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2013년 1~9월 집계한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103만7386건으로 지난해보다 5.5%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40%다.


2012년과 비교해 비아파트 주택의 전세거래가 1.3% 늘어났고 월세거래는 20.6% 증가했다. 지난해 1~9월 비아파트 주택의 월세(보증부) 비중은 46.2%였고 2012년(41.9%)보다 4.3%나 늘었다.


보증금이 없는 순수 월세가구는 집계에서 제외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월세비중의 증가세는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사회초년생을 비롯한 청년층의 주거빈곤 문제는 심각하다. 정부는 대학생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행복주택 등 임대주택을 확충해 이들의 주거를 해결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부족이다.


월급 200·월세 50의 젊은 민달팽이…직장은 운수, 집은 '웬수' 관악구 봉천동 원룸촌 모습



민달팽이 유니온이 인구주택총조사를 토대로 발표한 '청년 주거빈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전국적으로 20~35세 청년들의 주거 빈곤율은 23.6%, 28만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주거여건에 미달하거나 지하ㆍ옥탑방에 거주하는 인원, 주택 이외 고시원 등 기타 거처에 머무는 경우를 합한 수치다. 전체 인구 주거빈곤율 13.6%에 비해 2배 가까이 높다. 심지어 서울시 1인 청년(20~34세)으로 대상을 좁히면 주거빈곤율은 36.3%까지 치솟는다.


더욱이 10년 전 2030세대보다 지금의 2030세대가 겪고 있는 주거불안이 더 크다. 소득증가속도보다 전셋값이 오르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권지웅 민달팽이 유니온 대표는 "2009년의 초임 삭감, 2011년의 전세 대란을 기억한다면 청년세대에 집이란 이름이 주는 절망의 깊이를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경제규모는 커졌지만 정작 10년 전보다 지금의 청년이 집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집값이 비싸 젊은 층이 월세를 기웃거리는 사이 계층 간 주거환경 격차는 커진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젊은 층의 월세거주 증가는 주거비 부담을 줄이면서 자본을 축적하는 기회를 빼앗고 매달 지출부담을 늘린다"며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미래의 두꺼운 중산층 형성 가능성을 낮추고 부동산으로 인한 계급화가 촉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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