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년 반만에 시총 비중 10% 넘었다는데
올들어 3.6% 올라, 3.3% 하락 코스피와 대조..당분간 상승세 vs 단기반등 전망 엇갈려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닥 시장 '1월 효과' 지속 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견인하는 주체로 부상하면서 지수가 단기 반등 이상의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닥은 3.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3.32% 하락한 것을 감안하면 7% 정도 초과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코스닥의 이 같은 강세는 외국인의 힘이 컸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단 이틀만 제외하고 순매수세를 보였다. 지난 2~17일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2084억원어치를 순수히 사들였다. 코스피에서 5133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이 같은 매수세에 외국인이 코스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년 반 만에 10%를 넘어섰다. 17일 현재 외국인의 코스닥주식 보유액은 12조5858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123조8825억원)의 10.16%를 차지했다. 외국인의 코스닥 시총 비중이 10%를 넘어선 것은 지난 7일(10.03%)부터로, 2011년 8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 보유량도 늘었다. 외국인의 코스닥 주식 보유량은 11억7015만주로 전체 주식(213억8779만주)의 5.47%에 달했다. 이는 2007년 8월9일(5.48%) 이후 6년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외국인이 코스닥 매수에 나서는 것은 코스피의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가 좋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 방향을 못 잡고 있어 세게 베팅을 하지 못하면서 외국인이 코스닥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또한 2007년부터 보면 외국인은 여전히 중소형주에 대해 순매도 상태이기 때문에 외국인의 코스닥에 대한 매수 여력은 여전히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코스피 대안 효과 및 외국인 매수세를 기반으로 한 코스닥의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한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코스닥의 현재 강세가 펀더멘털에 따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스피의 연초 급락 원인이 환율과 기업실적 우려라는 점을 감안할 때 코스피의 대형주 실적 부진은 결국 코스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코스닥의 강세는 반발작용에 의한 단기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다.
반면 신년 정책 효과와 외국인 순매수세가 더 이어지며 상승기조가 당분간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초 코스닥의 강한 반등세는 신정부 출범에 의한 정책 모멘텀이 크게 작용한 결과로, 정부가 지난 6일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도 지난해와 마찬가지고 동일한 정책 모멘텀을 제공한다”면서 “내수 활성화 촉진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인 만큼 전반적인 투심이 중소형주 및 코스닥 쪽에 치우칠 것”이라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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