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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석관동(石串洞) 수수께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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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일본 출장 때, 술집 간판의 '串'이란 글자가 들어간 메뉴가 눈에 들어왔다. 모양으로 미루어 꼬치라고 짐작했다. 여행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일본에서는 꼬치를 쿠시라고 부른다고 알려줬다.


얼마 뒤 이 글자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눈에 띄었다. 곳곳 음식점의 간판에 '羊肉串'이라는 메뉴가 등장했다. 羊肉串은 중국에서 들어온 양고기꼬치 요리다. 중국에서도 串 한자는 꿰어진 요리 등을 가리키는 데 쓰이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串을 추안이라는 음으로 읽는다. 羊肉串은 양로우추안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串의 음이 '찬' '천' '관' '곶' 등으로 다양하다. 꼬챙이를 가리킬 때에는 '찬' 음을 쓰고 꿰미를 뜻할 때엔 '천'으로 읽는다. 이 두 가지 음은 중국 음 추안에서 온 듯하다.


'곶'은 串 한자에 우리나라에서 새로 추가한 음이다. 곶(串)은 주로 지명에 쓰이고 바다 쪽으로 길쭉하게 뻗은 땅을 뜻한다. 이 용례는 중국에는 없고 우리나라에만 보인다. 곶이 붙은 지명은 호미곶, 갑곶, 장기곶, 장산곶 등이 있다. 외국 지명에도 이 글자를 붙인다. 트라팔가르곶, 혼곶, 배로곶 등으로 쓰이고 여기서 곶은 영어 단어 cape를 옮긴 말이다.

지명에 쓰이는 串을 곶이라고 읽는 것은 한자를 우리말 뜻으로 읽는 훈독(訓讀)이다. 중국 한자음 대신 뾰족한 것을 가리키는 우리말 '곶'을 쓴 것이다. 곶은 곳치에 이어 곶창이로 바뀐 뒤 꼬챙이가 됐다. 꼬챙이에 꽂은 음식은 꼬치가 됐다. 꽂다는 동사도 곶에서 나왔다.


바다로 들어간 땅이 아닌 동네인데 串이 들어간 곳이 있다. 서울 성북구의 석관동(石串洞)이다. 이 지명은 인근 천장산의 한 지맥이 검은 돌을 꿰어 놓은 듯하다고 해서 생겼다. 그래서 원래 이름이 돌곶이였다. 한자로는 石串으로 썼다. 여기서 串은 '꿰다'는 동사로 쓰였고 이 뜻일 때 한자음은 '관'이다. 돌곶이라는 이름은 지하철 6호선이 생기면서 역명(驛名)으로 되살아났다. (박영철ㆍ문자 '串'에 관한 연구ㆍ국어학64호)


일본 말 쿠시도 훈독이다. 우리말 꼬치가 현해탄을 건너간 뒤 변해 쿠시가 된 것으로 짐작된다. 串을 지명일 때는 뜻을 택해 곶이라고 읽는 것처럼 음식을 부를 때에도 뜻에 따라 꼬치라고 읽으면 어떨까. 羊肉串을 양육꼬치라고 읽는 것이다.


발음과 용례는 조금 차이가 나지만 한국, 중국, 일본 모두 串 글자를 쓴다. 꼬치처럼 한 꼬챙이에 꿰인 나라다.


백우진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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