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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 뺀 경제통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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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지난해 1572개 국내 기업은 1000원어치를 팔아 51원을 남겼다. 1년 전보다 매출도 자산도 줄었지만, 그나마 삼성·현대가 버티고 있어 이 정도 성적이 유지됐다.


그런데 만약 우리 경제에서 삼성·현대가 사라진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이 경우 기업의 매출액은 1.1% 줄고, 영업이익률은 1000원당 39원 남기는 수준까지 뚝 떨어진다. 삼성·현대의 실적을 배제하는 것만으로 영업이익률은 34%나 줄었다.

바꿔 말하면 삼성·현대의 매출이 늘어 국내총생산(GDP)이나 국제수지 같은 경제지표가 개선되더라도 기업과 대다수 국민의 체감경기는 외려 악화되는 '지표와 체감의 괴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논란은 매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이나 한국은행의 국제수지, GDP 성장률이 집계될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한때 '착시현상'을 제거하고 우리 경제의 민낯을 봐야 한다며 삼성·현대의 실적을 제외한 통계 작성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체감과 지표 사이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잘 나가는 두 기업의 실적을 빼고 통계를 작성해보려는 시도를 했지만, 기술적인 어려움이 많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이 통계는 대외 공표용이 아니라 적확한 정책 입안을 위한 내부용 자료로 작성될 예정이었지만, 자칫 관련 통계가 새어나가 불필요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한은 역시 일부 기업에 우리 경제가 지나치게 기대고 있는 상황은 우려되지만, 별도의 통계 작성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중수 총재는 "삼성·현대가 세계적인 기업이고, 두 곳의 실적이 좋아 전반적인 체감경기와 다른 지표가 나온다는 지적도 있지만, 특정 기업을 빼고 공식적인 통계를 작성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상식적인 일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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